토요타가 중국과 인도에서 전기차 출시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현대자동차도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등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토요타가 2020년부터 인도와 중국에서 전기차 출시를 늘리기로 했다. 
 
토요타도 중국과 인도에서 전기차 출시, 현대차 바짝 긴장

▲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사장.


토요타는 17일부터 개막한 중국 광저우모터쇼에서 중국 친환경차 시장 공략계획을 밝혔다. 중국회사와 전기차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중국 전략형 전기차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토요타는 2020년부터 인도에도 스즈키와 협력해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스즈키는 현재 전기차를 팔고 있지 않지만 스즈키의 인도 합자회사인 마루티스즈키는 인도에서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토요타는 2014년 라브4 전기차모델을 선보인 뒤 새 전기차를 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요 자동차시장으로 떠오른 중국과 인도가 자동차 관련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토요타는 전기차 출시 재개로 방향을 튼 것이다. 

중국은 2019년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의무 생산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인도는 2030년터 전기차 판매만 허용한다.  

경쟁상대 토요타가 중국과 인도 전기차시장 공략의 의지를 드러내면서 현대차도 바짝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사드보복을 받아 판매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SUV 출시를 늘리는 한편 중국의 친환경차정책에 대비해 친환경차 제품군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8월 중국에서 위에동 전기차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다수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토요타는 수소전기차 라이벌로 꼽히는데 중국에서도 수소전기차 수요를 놓고 정면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가 인도에서 전기차를 선보이기로 하면서 현대차도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설비 구축 등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 

인도 경제전문매체인 이코노믹타임스는 5월에 “현대차가 500억 루피(약 8700억 원)을 투자해 새로운 생산설비를 구축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현대차가 신규 투자로 친환경차를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할 가능성을 내놓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코노믹타임스 보도를 놓고 “현재 인도에서 추가로 투자하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판매 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자동차시장의 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어 현대차는 인도에서 선두주자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 전기차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 우선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토요타뿐만 아니라 다임러,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특히 중국에서 전기차 합자회사 설립 등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며 “전기차부문에서 소극적이었던 토요타까지 나서면서 경쟁상대로 꼽히는 현대차가 자극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