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쌍용건설 재건의 길 인재육성에서 찾는다  
▲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김석준 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 쌍용건설의 재건을 위해 발벗고 뛰고 있다.

쌍용건설은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건실한 건설사의 입지를 다졌으나 무리한 사업확장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증시에서 상장폐지 되는 등 온갖 수모를 겪었다.

김 회장은 두바이투자청을 새 주인으로 맞은 배경을 업고 올해를 쌍용건설 자존심 회복의 원년으로 잡고 있는데 이를 위해 인재육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의지를 보인다.

◆ 김석준, 경영정상화 분주한 행보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이 올해 쌍용건설을 경영정상화 궤도에 올리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인니 비즈니스서밋’에 참석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김 회장뿐 아니라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참여한 비즈니스서밋에서 한국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확대해줄 것을 당부했다.

쌍용건설은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호텔과 고급아파트 등을 짓고있는데 앞으로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주를 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회장은 국내에서도 적극 움직이고 있다. 김 회장은 평소에 ‘현장에 답이 있다’는 지론을 바탕으로 현장경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3월 초에 본사 임직원 50여 명과 함께 동부산 관광단지 ‘아난티 펜트하우스&힐튼 부산호텔’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올해 쌍용건설의 수주목표를 3조2천억 원으로 잡았는데 지난해보다 77% 늘어나는 것이다. 매출목표는 1조3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3%가량 올렸다.

김 회장이 이런 의욕적 매출과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한다.

쌍용건설이 그동안 회생절차를 진행한 탓에 실적이 크게 줄었던 기저효과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국내외 건설경기업황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 김석준, 쌍용건설 건설업 명가 재건 나서

김 회장은 올해 쌍용건설 창립 40주년을 맞아 국내외에서 영업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지난해 흑자로 전환한 기세를 이어 올해는 옛 위상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쌍용건설이 과거부터 경쟁력을 지녀온 해외에서 수주를 늘리는 한편 국내 관급공사와 민간영역까지 포괄적으로 수주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쌍용건설의 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에 기대를 걸고 있다. 쌍용건설은 2015년에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됐다. 두바이투자청은 현재 쌍용건설의 지분을 96.75% 보유하고 있다.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혀온 만큼 이에 따른 발주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두바이투자청은 부동산개발을 비롯해 항공·에너지분야의 계열사를 둔 아랍에미리트(UAE)의 2대 국부펀드로 자산규모만 23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를 비롯해 싱가포르에서도 여러 관급공사와 민간사업을 벌이고 있어 쌍용건설이 수주를 확대하기 위한 여건은 충분히 마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쌍용건설은 지난해부터 국내외에서 수주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두바이와 싱가포르, 적도기니에서 3개 건축공사 프로젝트를 3300억 원에 수주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지난해 해외에서 9억5818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해 국내 건설사 가운데 8번째로 많은 사업을 따냈다. 2015년 해외 신규수주 순위가 100위 밖으로 밀려났던 점을 감안할 때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쌍용건설은 현재 싱가포르와 두바이, 말레이시아 등에서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 18건(40억 달러)을 포함해 고급건축이나 사회간접자본(SOC)영역에서도 일감을 따내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도로와 지하철·철도 등 대형 토목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기술형 입찰이나 안정적인 민간투자사업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수도권 정비사업·리모델링·공공택지 등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주택사업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김석준, 쌍용건설 재건의 길 인재육성에서 찾는다  
▲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3월8일 동부산 아난티 펜트하우스·힐튼 부산 건설현장에 방문해 임직원들과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김석준, 쌍용건설 인재육성에 공들여

김 회장은 한때 쌍용건설의 오너였다. 1982년에 쌍용건설 이사로 입사해 입사 6개월 만에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며 쌍용건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1995년에는 당시 재계 순위 5위의 대그룹이던 쌍용그룹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쌍용그룹이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해체되면서 김 회장도 시련을 겪었다.

쌍용건설은 1998년 워크아웃을 신청했는데 당시 김 회장은 쌍용건설의 경영악화에 책임을 지고 보유하고 있던 지분 대부분을 내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쌍용건설 채권단이 쌍용건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김 회장이 다져놓은 해외 네트워크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김 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그 뒤 쌍용건설이 2004년 정상화한 뒤 2006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가 2010년 다시 대표이사에 복귀하며 쌍용건설이 위기에 닥칠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냈다.

김 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과거 쌍용건설이 국내외에서 쌓아왔던 명성을 되찾는 일이다.

쌍용건설은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국내 건설사 도급순위 7위를 기록할 정도의 건설사였다. 하지만 수 차례 회생절차를 밟은 탓에 2016년 시공능력평가에서 23위에 머물러 있다.

김 회장은 쌍용건설의 인재육성이 옛 위상을 되찾는데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쌍용건설의 국내외 수주를 늘리며 외형확대를 꾀하는 만큼 직원교육에 더욱 공을 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건설회사의 핵심자산은 우수한 인력이며 인적 경쟁력을 높이는 일은 다양한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며 “직원교육과 훈련을 위한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이에 따르는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