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소환돼 13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최 회장은 전날 오후 2시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13시간30분가량 조사를 받고 19일 오전 3시30분경 검찰청사를 빠져 나갔다.

검찰은 최 회장이 미르와 K스포츠에 출연금을 내는 대가로 사면과  면세점 특허확대 등의 반대급부를 받았다고 보고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최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과 면세점 선정 등을 놓고 거래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며 이들이 독대 당시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구체적 내용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검찰에서 재단출연에 어떠한 대가성도 없으며 부정한 청탁을 한 적도 없었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21일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앞두고 최 회장을 소환한 것은 보강조사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2015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났고 같은해 11월 SK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에 111억 원의 자금을 출연했다.

최 회장의 사면이 결정된 뒤 김영태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은 복역 중이던 최 회장을 만나 ‘왕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숙제가 있다’ 등의 대화를 주고 받았다.

이를 두고 왕회장은 박 전 대통령, 귀국은 사면, 숙제는 사면의 대가를 의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김창근 전 SK스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최 회장이 사면된 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최 회장은 2015년 사면된 뒤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하기도 했다. 그 뒤 면세점 재승인 심사에서 떨어진 SK그룹에게 패자부활전 기회가 열리는 등 특혜가 주어졌다는 의혹도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김창근 전 의장, 김영태 전 위원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등 SK그룹 전현직 고위임원 3명을 소환해 18시간이 넘는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이 대기업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롯데그룹과 CJ그룹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우 미르와 K스포츠에 45억 원을 출연했으며 지난해 5월 K스포츠 하남 체육시설 건립사업에 70억 원을 추가로 기부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하루 전날 돌려받았다는 점을 두고 대가성 논란이 일고 있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지난해 광복절 사면을 놓고 대가성 의혹을 받고 있다.

CJ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에 13억 원을 출연했으며 최순실씨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주도한 ‘K컬처밸리’ 사업에 1조 원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