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7일 서울시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 회장이 지분 매입을 지속하며 경영 영향력을 높이는 만큼 지배력 확대 과정에 적용한 법적 기준과 공시의 일관성을 설명하는 일도 과제로 남았다.
27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신동국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공개매수 의무 위반 논란과 관련해 특별하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한미약품 이사회와 오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를 두 차례 찾았으나 지분 거래의 특별관계인 해당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두 차례 모두 답하지 않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끝난 이후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 의무 위반 의혹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위반 안했어요"라고 짧게 대답했다.
논란의 대상은 신 회장이 올해 2월과 7월 체결한 한미사이언스 주식매매계약이다.
신 회장은 2월13일 코리포항과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기타 3인 등 모두 6인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7월7일에는 임 회장의 배우자 홍지윤씨와 자녀 3명, 기타 3인 등 모두 7인으로부터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기로 했다.
두 거래의 상대방 수를 어떻게 산정하고, 이 가운데 누구에게 공개매수 의무의 예외를 적용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자본시장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장외에서 주식을 매수할 때 해당 거래와 과거 6개월 동안의 거래 상대방을 합쳐 10인 이상이고, 매수 이후 본인과 특별관계자의 합산 보유비율이 5% 이상이면 원칙적으로 공개매수를 해야 한다.
이미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주의 추가 매수도 적용 대상이다.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장외 거래에서 특정 주주에게만 주식을 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막고 다른 주주에게도 매각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두 계약에 포함된 기타 3인이 모두 같은 상대방이라고 가정하더라도 매도인은 최소 10인이다. 예외 적용을 고려하기 전 상대방 수만 보면 공개매수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된 배경이다.
신 회장 측은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등을 제외하면 공개매수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43조 제5호는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를 공개매수를 하지 않아도 되는 거래로 규정한다. 거래를 자문한 법무법인 화우는 예외 거래를 제외하면 공개매수 의무를 판단하는 상대방 수가 10명 미만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기존 지분 공시와 예외 적용의 관계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측과 함께 대량보유 보고를 해왔고 임종윤 회장 측은 별도 집단으로 보고해왔다. 별도로 지분을 보고해온 거래 상대방 가운데 누구를 공개매수 예외 규정상 특수관계인으로 판단했는지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별도 보고 사실만으로 공개매수 의무 위반이나 공시 누락을 단정할 수는 없다. 거래 당시 매도인별 관계와 예외 규정의 적용 요건, 기존 공시의 판단 근거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신 회장의 지분 거래와 공개매수 의무 적용을 둘러싼 논란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 회장은 11월에도 지분 추가 취득을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11월9일부터 13일까지 한미사이언스 주식 138만2832주를 약 693억 원에 장외에서 취득할 계획을 세웠다. 10월2일 코리아밸류업사모투자 합자회사 외 2인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에 따른 거래다.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개인 지분은 28.15%에서 30.18%로 높아진다. 한양정밀 보유분 6.95%까지 합하면 신 회장 측 지분은 37.13%에 이른다.
▲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7일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한미타워에서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양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지분과 이사회 활동을 통해 경영 영향력을 높이는 만큼 거래 절차와 공시 기준에 대한 설명도 그룹이 내세운 준법경영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올해 준법경영을 그룹 차원의 주요 관리 과제로 제시했다.
한미사이언스는 6월12일 발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윤리·준법경영을 핵심 이슈로 선정하고 관련 위험 관리 전략과 실행 체계를 담았다. 지주사를 중심으로 주요 계열사를 아우르는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향도 밝혔다.
최근에는 주요 주주 사이의 갈등도 회사의 의사결정과 내부통제에 대한 검증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임종윤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는 23일 한미약품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주주서한을 보내 주요 투자와 자금 집행 등에 대한 독립적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공개적으로 제기된 의혹에 동일한 조사 원칙과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별감사 요구가 회사의 자금 집행과 감독 절차에 관한 사안이라면 신 회장 관련 논란은 개인의 지분 매입 절차에 관한 사안이다. 적용 법규와 책임 주체는 다르지만 주요 주주와 경영진이 내세우는 준법경영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는 3분기 실적 관련 보고가 이뤄졌으며 신 회장의 공개매수 의무 위반 논란과 관련한 사안은 정식 안건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 회장은 올해 2월2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주주의 역할은 전체 주주의 입장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라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전문경영인을 감시·견제하는 것은 대주주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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