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026년 하반기 들어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개선 흐름이 꺾이면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사업재편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란 전쟁에 따른 일시적 반사이익이 사라진 데다 비싸게 매입한 원료가 원가에 반영되는 '역래깅' 부담까지 겹치면서 롯데케미칼의 3분기 실적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롯데케미칼의 사업재편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2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2023년 3분기 이후 10개 분기 만에 영업흑자로 돌아선 뒤 2분기까지는 이익을 냈지만 3분기에는 다시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 보고서를 종합하면 롯데케미칼은 3분기 2천억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케미칼이 올해 상반기 1836억 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1개 분기 만에 다시 연간 누적 영업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은 우려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적자 전환 이유로는 이란 전쟁에 따른 단기 효과가 끝난 점이 거론된다.

앞서 상반기에는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업체들이 전쟁 이전에 저렴하게 확보한 나프타를 생산에 투입해 일시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다만 3분기 들어서는 전쟁 발생 이후 비싸게 사들인 원재료가 투입되면서 스프레드(판매가와 제조원가 차이)가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맞이했다. 특히 7월에는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감에 국제유가와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나란히 떨어지며 역래깅 효과까지 발생해 수익성이 한층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 사업에서 핵심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에틸렌 스프레드는 3분기 톤당 평균 201.9달러로 2분기 256.2달러보다 21.2% 낮아졌다. 통상 손익분기점 하한선으로 여겨지는 250달러를 하회하는 수치다.

이영준 대표는 앞으로 롯데케미칼 매출에서 석유화학 비중을 낮추고 기능성 소재 비중을 높이는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상반기 매출 10조6769억 원 가운데 석유화학 부문이 70%가량을 차지했다. 이 대표는 2030년까지 기능성 소재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초화학 설비 감축과 고부가 소재 신사업 확장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는 꾸준히 진행된 석유화학 사업재편에 따른 기초화학 설비 감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올해 말부터는 꾸준히 진행된 석유화학 사업재편에 따른 기초화학 설비 감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의 모습. <롯데케미칼>


생산 규모를 줄이면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을 개선해 손실이 줄어들 여지가 많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재편에 따른 롯데케미칼의 고정비 부담 완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롯데케미칼이 물적분할한 롯데대산석화를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H&L어드밴스드가 출범하면서 해당 설비는 연결 실적에서 빠지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 등과 함께 여수산단의 석유화학 생산설비 효율화 작업도 이어간다. 여수 통합법인은 내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7월 여수지역 사업재편이 정부 승인을 받은 뒤 저부가 범용 제품 축소와 의료용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점접착제용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등 고부가 전환 방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 기능성 소재 비중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신사업 확보에도 힘을 싣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연내 연산 50만 톤 규모 율촌 컴파운딩 공장을 준공해 인공지능과 항공, 반도체용으로 활용되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컴파운딩은 2개 이상의 산업소재를 혼합하는 생산방식이다. 율촌 컴파운딩 공장이 준공되면 롯데케미칼은 플라스틱에 다양한 첨가제를 섞어 기능을 높인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카보네이트(PC),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 다양한 고부가 제품군의 양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도 각각 소재 역량 확보에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롯데 화학군 계열사인 한덕화학은 1300억 원을 투자해 경기도 평택 포승지구에 반도체용 현상액(TMAH) 생산 설비 확장을,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의 합작법인 ‘롯데알미늄 머티리얼즈 USA’는 미국 켄터키주에 3300억 원을 투자해 연산 3만6천톤 규모 공장을 준공한 뒤 현재 시운전과 북미 고객사향 샘플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롯데케미칼은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는 성장 기반을 구축해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