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이사가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STO 장외거래소 인가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시장에서 정정당당하게 치열하게 경쟁해 선택받고 싶다. 빠른 시일 내에 금융당국의 추가 인가를 요구한다.”

핀테크 스타트업 루센트블록의 허세영 대표이사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기업이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을 시험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완화해 주는 제도)를 통해 쌓은 조각투자 발행 및 유통 사업의 실증 성과를 인정받고 정식 시장에서 경쟁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그는 “다른 주체들의 인가를 취소시켜 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특혜가 아닌 공정함과 투명함을 바란다”고 말했다.

루센트블록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2021년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규제 샌드박스 제도 아래 사업을 진행했지만 올해 2월 막상 본 게임으로 여겨지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에서는 제외됐다.

당시 신청 사업자 3곳 중 NXT컨소시엄(넥스트레이드 주도)과 KDX컨소시엄(한국거래소 주도) 등 신설 컨소시엄 2곳이 선정됐다.

루센트블록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제외 사안은 스타트업의 공정한 경쟁 논란으로 이어졌고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사안으로 다뤄졌다.

허 대표도 이번 국감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과정의 공정한 경쟁을 강조했다.

허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국감을 통해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추가 인가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구체적 시점을 알 수 없어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기존 인가를 받은) 두 곳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만큼 시장 상황을 보고 추가 인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며 “그 말은 추가 인가 시점이 1년 뒤일지, 3년 뒤일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신규 인가 사업자를 최대 두 곳으로 제한한 금융위원회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회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19일 국회 제출자료에서 인가 개수 제한을 지난해 9월3일 정례회의 ‘의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21일 수정자료에서는 해당 사안이 운영규칙상 의결이 아닌 보고사항이었다며 실무 착오로 ‘의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정정했다.

허 대표는 “금융위원회는 9인의 합의체 행정기관으로 재량권 행사는 ‘의결’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당시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숫자(2곳 제한)에 대한 의결은 없었고, 위원들에게 제출된 안건 문서 역시 확정이 아닌 '예: 최대 2개'라는 예시 표기 단 7글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 허 대표는 금융업 특성상 사업 모델을 모방하기 쉽다는 점에서 실증을 마친 사업자를 정식 인허가와 배타적 운영권으로 보호하려는 샌드박스의 취지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센트블록>

허 대표는 금융업 특성상 사업 모델을 모방하기 쉽다는 점에서 실증을 마친 사업자를 정식 인허가와 배타적 운영권으로 보호하려는 샌드박스의 취지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이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혁신금융심사위원회가 구조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혁신금융심사위원회는 금융위원장이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고 회의 소집권을 갖고 있다”며 “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다른 위원들이 의견을 제시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기존 샌드박스는 발행 중심이었고 이번 인가는 유통에 관한 것"이라고 해명한 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허 대표는 2021년 당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공문과 금융위 보도자료를 제시하며 “지정 당시부터 핵심은 '유통 및 거래 중개'였으며, 샌드박스 통과에 2년 반이 걸린 이유도 유통 인프라 구축 때문이었다”며 “4년 동안 유통 인프라 구축에만 약 250억 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같은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통해 사업을 실증했던 비상장주식 장외거래소는 기존 샌드박스 사업자부터 인가심사를 진행한 반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는 신설 컨소시엄까지 포함해 경쟁하도록 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허 대표는 기존 인가 결과를 뒤집기보다 추가 인가를 통해 사업을 이어갈 기회를 얻고 싶다며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개선 조치도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할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정책적 판단을 통한 해결을 우선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사안이 후발 창업자들의 도전과도 연결돼 있다고 금융당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루센트블록의 사례가 안타까운 실패 사례로 남지 않았으면 한다”며 “앞으로 기회가 생긴다면 시장이 제대로 꽃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할 수 있는 한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