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AI 투자 비용 부담을 쇼핑 광고 지면 확대와 기존 보장형 광고의 AI 기반 광고 전환을 통해 줄이려 하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 축소를 위해 쇼핑 플랫폼을 활용한 광고 수익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광고를 AI 기반 광고로 바꾸고 상품 상세페이지까지 광고 영역을 넓히며 수익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AI 투자에 들어가는 돈이 빠르게 늘고 있어 광고 수익 확대가 실제 이익 개선이라는 효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27일 네이버 동향을 종합하면 회사는 올해 들어 쇼핑 서비스의 기존 보장형 광고를 잇달아 AI 기반 광고로 교체하고 노출 지면을 확대하고 있다.

28일부터는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의 상품 상세페이지에도 쇼핑검색광고와 AI 기반 '애드부스트(ADVoost) 쇼핑' 광고를 추가로 노출한다.

새 광고는 상품 상세페이지의 판매자 정보 아래 '함께 찾는 다양한 스토어 상품' 영역에 표시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A스토어에서 운동화를 살펴볼 때 B스토어가 광고하는 상품도 볼 수 있다.

다만 A스토어가 다른 업체의 광고 노출을 거부하면 다른 스토어의 해당 광고 영역에서도 A스토어의 상품이 노출되지 않는다.

네이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판매자에게 On/Off 기능을 제공해 광고 노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광고 판매 방식도 바꾸고 있다. 네이버는 7월27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홈과 모바일 쇼핑판의 'N+상품광고', '트렌드Shop' 등 보장형 광고를 쇼핑검색광고와 애드부스트 쇼핑으로 대체했다. 10월12일에는 '트렌드Pick', 20일에는 'CAR&LIFE' 영역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했다.

보장형 광고는 광고주가 일정 기간이나 노출 횟수를 계약해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광고주는 비용을 예측할 수 있고 네이버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쇼핑검색광고는 클릭당 비용이 발생하고 애드부스트 쇼핑은 AI가 광고 상품 선정과 입찰가 등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네이버로서는 이용자별로 광고를 달리 노출해 기존 지면의 광고 수익을 높일 여지가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쇼핑 이용자의 상품 탐색부터 구매를 검토하는 단계까지 광고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미 운영하고 있는 쇼핑 서비스를 광고 지면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고도 광고 노출 기회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최 대표는 2024년부터 검색과 광고, 쇼핑 등 기존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온서비스 AI' 전략을 추진해 왔다. 올해 4월30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는 쇼핑·로컬과 결합한 AI 브리핑 광고를 2분기 시험한 뒤 3분기부터 수익화하겠다는 일정을 직접 제시했다.

최 대표는 8월7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 브리핑 광고의 클릭당 단가와 클릭률이 기존 검색광고보다 각각 30% 이상 높고 구매전환율은 3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 AI 광고를 통해 검증한 랭킹·추천 기술을 네이버 내 광고 상품 전반에 적용해 광고 플랫폼의 경쟁력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광고는 네이버의 기존 사업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네이버의 올해 2분기 광고 매출은 1조447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광고가 포함된 네이버 플랫폼 부문 매출은 1조9022억 원으로 12.3% 늘었다. 광고 매출이 네이버 플랫폼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6.1%에 이른다.

같은 기간 네이버 플랫폼의 서비스 매출은 약 455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1.3% 증가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와 멤버십, N배송 등 커머스 관련 사업의 성장이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광고와 커머스 관련 서비스를 각각 별도의 매출 항목으로 집계하고 있다.

광고 수익 기반 확대가 중요해진 배경에는 AI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조388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6.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03억 원으로 0.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15.4%로 1년 전 약 17.9%에서 2.5%포인트 낮아졌다. 네이버는 AI 인프라 투자 등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투자 규모도 크게 늘었다.

네이버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설비투자액은 8541억 원으로 1년 전 3675억 원보다 132.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서버와 장비 등에 투입한 금액이 7411억 원으로 전체의 86.8%를 차지했다. 상반기 설비투자액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1조621억 원의 약 80.4%에 해당한다. 다만 설비투자액 전체가 AI 전용 투자금은 아니다.

▲ 강원 춘천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네이버>


현금흐름에서도 투자 부담이 드러난다. 네이버가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약 1조1866억 원으로 이 가운데 약 72%에 해당하는 8541억 원이 설비투자에 투입됐다. 기존 광고와 커머스 사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일이 중요해진 배경이다.

AI 관련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브룩필드와 협력해 총 100억 달러(약 13조2370억 원) 규모의 AI 팩토리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8년까지 200메가와트(MW) 규모의 1단계 사업을 완료할 계획을 세웠으며 장기적으로 1기가와트(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네이버는 초기 자본 부담을 최소화하는 투자 구조를 마련했으며 관련 사업 매출은 2027년 상반기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광고사업 확대가 늘어나는 AI 투자 비용을 단기간에 상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매출 성장에도 비용 증가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전망치는 약 3조514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영업이익 전망치는 5천억 원으로 12.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네이버의 2026년 2분기 영업비용은 2조868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인 16.2%를 3.6%포인트 웃돌았다.

새로운 AI 광고 지면이 실질적인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데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선유진 LS증권 연구원은 "AI 지면의 광고 도입이 부분적으로 진행되면서 광고 단가 성장도 기대할 수 있으나 본격적으로 매출 성장을 견인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