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공정수당'을 지급하고,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한 '쪼개기 계약'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고용노동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보고했다. 정부가 '모범적 사용자'로서 불공정 고용관행을 개선하고 비정규직 처우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에 따른 조처다.
 
정부 '공정수당' 도입·1년 미만 계약 제한, 공공부문 '쪼개기 계약' 손본다

▲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1년 미만 단기 계약 노동자에게 '공정수당'을 지급한다. 사진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는 2027년부터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계약기간에 따라 기준임금의 8.5~10% 수준을 정액으로 지급하는 공정수당을 신설하기로 했다. 단기계약일수록 더 높은 비율을 적용해 고용불안정성을 보상하고 장기계약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보상률은 1∼2개월 계약자 10%(38만2천 원), 3∼4개월 계약자 9.5%(84만6천 원), 5∼6개월 계약자 9.0%(126만 원) 등이다. 

이와 함께 공공부문 임금체계 개편도 병행한다. 정부는 생활임금의 평균(최저임금의 118%)을 기준으로 한 '적정임금'을 설정하고 이에 미달하는 기간제 노동자에 대해서는 예산을 통해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번 대책은 단순한 수당 신설을 넘어 공공부문 고용관행 자체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퇴직금 회피 목적의 '쪼개기 계약'을 막기 위해 1년 미만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전심사제를 거쳐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초단시간 노동(주 15시간 미만) 남용도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또 공공부문 기관별로 비정규직 규모, 비중 등을 관리하고 공공기관(ALIO) 및 지방공기업 시스템(클린아이)을 통해 공시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전년보다 비정규직 비중이 일정비율 이상 확대된 경우 확대 사유도 필수 공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번 정책 배경에는 공공부문 내부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정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는 약 14만6천 명으로 그 가운데 절반가량이 1년 미만 계약자로 나타났다. 

계약기간이 짧을수록 임금 수준이 낮았다. 기간제 노동자의 평균 월임금은 289만 원 수준이지만 1년 미만 계약자는 280만 원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노동자는 정규직과 비교해  복지포인트, 식대, 명절 상여금 수령 비율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이번 공정수당은 단순한 금전적 보전이라기보다 제도적 전환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도 공정수당을 국정과제인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 퇴직급여 지급' 제도 도입 이전에 공공부문이 이에 준하는 수당을 먼저 도입하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단기계약일수록 더 높은 보상률을 적용하는 구조는 기존의 단기계약 남용 관행을 비용 측면에서 불리하게 만들어 고용 형태 자체를 바꾸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정책 효과를 둘러싼 변수도 적지 않다. 공정수당과 적정임금 모두 재정 투입이 전제되는 만큼 예산 반영 규모와 지속성이 관건으로 꼽힌다.

민간 확산 여부도 변수다. 정부는 공공부문을 통해 제도를 정착시킨 뒤 민간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지만, 비용 부담이 수반되는 구조인 만큼 민간 적용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공정한 고용관행을 바로잡고, 합리적인 처우개선을 통해 모범이 되어야한다"며 "공공부문의 성과가 민간부문까지 확산돼 일하는 국민 누구나 일터에서 존중받고 땀의 가치에 맞게 대접받는 일터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