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조정 장기화 배제 못한다, 이란 전쟁 따른 연준 금리정책 변수로

▲ 이란 전쟁이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주도해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도 큰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증시가 현재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곧 큰 폭의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시가 장기간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큰 폭의 조정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 점차 힘을 얻는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15일 경제전문지 포춘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연준이 매파적(고금리를 통한 긴축) 통화 정책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증권가에서 유력하게 나온다.

포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증시 안정화를 위해 종전에 가까워졌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태도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뒤 이란군이 주변국의 정유 시설을 공격하거나 원유 주요 수출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예고하며 국제유가 변동성이 높아졌다.

유가는 한때 배럴당 120달러 안팎까지 뛰어오른 뒤 점차 안정화되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공급 부족에 따른 고공 행진 양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 등 기관은 이번 사태가 수 개월 동안 지속되면 유가가 150달러까지 재차 상승하고 올해 안에 2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내놓았다.

포춘은 국제유가가 인플레이션에 핵심 요소인 만큼 유가 강세는 자연히 소비자물가 상승 부담도 키워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꾸준히 웃돌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 완화를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투자기관 맥쿼리는 포천에 “전쟁이 빠른 속도로 종결되더라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고 금리 인하에 나서기까지는 수 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금리 인하가 이른 시일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맥쿼리는 이번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도 이란의 군사 대응의 한계를 지목한 것이라며 미국의 전략적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바라봤다.

결국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오랜 기간에 걸쳐 이어지면서 유가 상승 동력으로 꾸준히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맥쿼리는 이러한 불안감이 소비자와 투자자들에 모두 확산되며 경제 지표 악화로 반영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 조정 장기화 배제 못한다, 이란 전쟁 따른 연준 금리정책 변수로

▲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 건물. <연합뉴스>

인플레이션 심화와 소비 위축,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은 모두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요인이다. 결국 미국 증시에도 악영향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미국 증시는 전쟁과 관련한 우려에서 일단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아직 큰 폭의 조정이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을 전했다.

이란 전쟁의 여파가 아직 증시에 온전하게 반영되지 않은 만큼 이번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투자심리 악화가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여파를 무시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일”이라며 “증시 흐름은 결국 국제유가 상승폭보다 얼마나 오래 강세가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고 바라봤다.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300달러까지 상승하는 것보다 수 개월에 걸쳐 150달러 안팎의 유가가 유지되는 일이 증시에는 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런스는 이번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가장 불안한 요소로 꼽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도 “원유 운반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보장하겠다는 미국의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며 “해운 특성상 여러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더 어려운 조건을 만나게 됐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이는 자연히 증시에 불안한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배런스는 미국 증시가 현재 중동 전쟁의 여파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현재 상황을 분명하게 파악하기는 불가능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이 향후 증시 조정 가능성을 충분히 예측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배런스는 국제에너지기구의 대규모 비축유 방출과 같은 긍정적 뉴스도 투자자들을 긍정적 방향으로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근본적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마음을 놓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연준의 역할은 인플레이션 대응 이외에 고용시장을 안정화하는 데도 있다”며 “미국 고용지표 약세가 이어지면 금리 인하를 통한 통화정책 완화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