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계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 반박 나서, "기후규제 해체 정당화 말라"

▲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각국의 학자들이 미국 에너지부가 낸 보고서가 기후정책 해체를 정당화하고 있다며 이를 정식으로 반박하기로 했다.

3일(현지시각) 어스닷컴은 벤자민 산터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교수 등 여러 과학자들이 기후변화 영향을 작게 평가한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를 공동으로 규탄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에너지부가 발표한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학계에서 주장하는 것보다 매우 적은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를 담고 있다. 오히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식물 생장 속도가 높아져 긍정적 영향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보고서 발표 당시 "우리 보고서는 어떠한 정치적 편향없이 객관적 사실만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가 발간된 바로 다음날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위험성 판정' 문서를 폐기하기 위한 검토 절차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위험성 판정이란 2009년 미국 연방정부가 발표한 문서로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산터 교수 등 학자들은 미국 연방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연속적으로 단행한 이유는 에너지부 보고서를 기후정책 해체의 근거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터 교수는 "우리는 에너지부 보고서에 나온 잘못된 과학적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정부가 공개한 보고성에서 잘못된 주장이 제기됐을 때 이를 동료 평가를 통한 학술적 분석을 통해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부 보고서가 발간됐을 당시 미국 국내외 학자들과 환경단체들은 에너지부가 연방정부의 공식 자문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에너지부는 기후변화에 관해 편향된 시각을 가진 소수 전문가들만을 소집한 뒤 단 몇 달만에 보고서를 발간했었다. 위험성 판정 문서가 몇 년에 걸친 광범위한 정보 수집과 분석을 통해 발표된 것과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

소송에 제기되자 에너지부는 보고서를 발간한 자문 팀을 해산했으나 보고서 자체는 철회하거나 수정하지 않았다.

산터 교수는 "해당 보고서는 여전히 에너지부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며 "라이트 장관은 여전히 해당 보고서를 기후과학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 출처로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어스닷컴은 "산터 교수 등 동료 과학자들은 어렵고 오래 걸리는 철저한 검증을 거쳐 반박 분석을 내놓기로 했다"며 "이같은 절차를 거쳐야 분석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명백히 틀린 주장이 공식적인 문서로 공개되는 것을 저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