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법무부가 구글과 반독점규제 위반 소송에서 승소한 데 따라 법원에 크롬 웹브라우저 매각 및 안드로이드 서비스 축소 명령을 요청했다.

법무부는 구글이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매각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21일 미국 법무부가 워싱턴DC 지방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보면 법원이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 사업을 매각하도록 명령해야 한다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무부는 구글이 온라인 검색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규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법무부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해당 판결을 내린 판사는 법무부가 구글의 반독점 행위를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크롬 매각을 명령해달라는 문서를 제출한 것이다.

법무부는 구글이 크롬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도 대폭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 일부 자사 서비스와 앱을 필수로 쓰도록 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구글이 이를 따르지 않거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실패한다면 정부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강제로 매각하도록 할 수 있다는 내용도 법무부 문서에 포함됐다.

또한 구글이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제품에 검색엔진을 기본 탑재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계약을 더 이상 체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도 담겼다.

구글 크롬과 안드로이드는 모두 온라인 검색시장 점유율에 기여하는 필수 요소에 해당하는 만큼 법원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면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자사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이를 아예 매각하게 된다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구글 앱스토어 및 다양한 서비스 매출을 사실상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구글 앱스토어를 포함한 콘텐츠 플랫폼이 필수로 자리잡지 않게 된다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에 다양한 선택지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자체 앱스토어 ‘갤럭시 스토어’를 본격적으로 키울 기회가 될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구글이 애플 이외에 삼성전자에도 기본 검색엔진 탑재 대가로 일정 비용을 지불해 온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런 계약이 끊긴다면 실적에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구글은 현재 법원 판단에 반발해 항소를 비롯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법무부의 요구가 완전히 받아들여지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뉴욕타임스는 재판부가 구글의 크롬 매각 요구를 포함한 법무부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2000년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이와 비슷한 주장을 내놓았지만 법원에서 결국 판결이 뒤집혔던 사례가 있다는 점이 이런 관측의 근거로 제시됐다.

구글은 12월20일까지 검색시장 독점 문제를 해결할 자체 방안을 수립해 제출한다. 법원은 법무부와 구글 양측의 의견을 듣고 내년 중순에 결론을 내기로 했다.

뉴욕타임스는 내년 1월 트럼프 정부 출범도 법무부의 대응 방향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새 정부 출범 뒤 반독점규제 정책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