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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길 국제경제 톺아보기] 트럼프가 만들 미국과 세계경제의 디커플링

정의길 egil@hani.co.kr 2024-1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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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길 국제경제 톺아보기] 트럼프가 만들 미국과 세계경제의 디커플링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가 2024년 11월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 근처에서 그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를 꺾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나에게 관세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중 하나이다. 그것은 우리를 다시 부유하게 만들 것이다.”

지난 10월10일 디트로이트경제클럽에서, 그리고 나흘 뒤인 14일 시카고경제클럽에서 블룸버그와의 회견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는 관세를 놓고 자신이 애용하는 이 말을 반복했다. 그런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으로 귀환했다.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의 귀환은 미국이나 세계 경제에 해일같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가 2016년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다자간 무역체제, 관세, 중국과의 디커플링 등에 가한 영향을 보면, 그의 2기 집권은 그 충격을 더할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가 사실 경제정책에 대해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말한 것은 별로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경제정책과 관련해 던진 몇가지 화두는 더욱 더 그 파장의 가능성을 가늠하기 힘들게 한다.

경제 분야에서 트럼프가 던진 화두는 크게 3가지이다. 관세, 감세, 불법 이민자 대량추방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의 독립성 부정이다.

먼저 관세와 관련해 트럼프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외국 제품에 10% 관세, 그리고 중국 제품에 대해서는 60% 관세를 공약했다. 그는 디트로이트경제클럽 연설에서 “우리는 100%, 150% 관세를 매길 것이다. 나는 100%, 200%, 1000%라도 필요하다면, 모든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관세나 감세, 이민자 추방은 그 규모에 따라, 그 효과는 다를 것이다. 관세는 물가 상승과 소비자 구매력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대규모 인력 추방은 노동력 공급을 위축한다. 이런 공급 측면의 충격은 국내총생산과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감세는 단기적으로는 수요를 진작시키는 효과는 있다. 이 3가지 정책이 복합될 때 어떤 효과를 낼지도 따져봐야 한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의 공화당 감세안 연장, 대규모 추방, 중국 제품에 60% 관세 및 나머지 수입품에 10% 관세를 감행할 경우의 효과를 예측해봤다. 2024~2028년 동안 인플레이션율을 보정한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연 1.3%였다. 조 바이든 현 행정부 출범 이후 연 평균 2.8%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이다.

‘펜 와튼 예산모델 ’의 분석가들은 그 효과를 10년간 분석해봤다. 2034년이 되면, 미국 국내총생산은 현재에 비해 0.4% 낮아지고, 부채는 9.3%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무디스는 트럼프의 10% 보편관세 및 중국 제품에 60% 관세로 전반적인 관세율은 3%에서 거의 19%로 높아질 것으로 계산했다. 이는 1930년대 세계대공황의 한 원인이던 미국의 스무트-홀리 관세법 이후 가장 높은 관세율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트럼프의 10%-60% 관세와 830만 명 인력추방, 연준 독립성 침해가 합쳐질 경우를 살폈다.

2026년이 되면, 인플레이션은 현재보다도 7% 이상 올라간다. 코로나19 때 인플레이션 수준이다. 2017년의 공화당 감세안이 연장되거나, 비슷한 규모의 감세안이 시행되면, 2024~2028년 동안 국내총생산은 매해 약 2% 정도 성장하는 효과가 있으나, 관세인상, 인력추방, 연준 때리기의 부정적 효과로 상쇄된다. 그래서 결국 미국 경제는 2028년에는 2024년 보다 1% 정도 축소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또 연준에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금리 및 통화정책에서 트럼프의 압력에 연준의 독립성이 침해되면, 미국 달러의 신뢰도는 급격히 약화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도 막대한 파장이 불가피하다.

트럼프의 10%~60% 관세는 2026년이 되면 세계경제의 성장률을 1%포인트나 낮출 것이라고 유비에스 은행은 분석했다. 이는 현재 세계경제 성장률을 3분의 1이나 줄이는 것이다. 기업들의 이익도 평균 6% 줄고, 세계증시도 하락하고, 특히 유럽, 중국 및 신흥국 증시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유럽 쪽은 트럼프의 10% 관세가 시행되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 때와 비슷한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에이비엔(ABN) 암로는 분석했다. 그 결과, 유럽은 2026년에는 스태크네이션이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촉발된 전 세계의 관세 인상 및 교역 제한으로 세계 생산량은 장기적으로 7%나 추락한다고 보고했다. 이는 현재 독일과 일본의 국내총생산을 합친 규모이다.

무엇보다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다른 나라도 대응한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 재직할 때인 2018년 유럽 등의 강철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유럽연합도 상응하는 조처를 취했다. 미국이 중국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면, 유럽도 중국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미국으로 가지 못하는 중국 제품이 유럽으로 몰려들 것에 대비하는 조처이다. 결국 한 국가의 관세 인상은 꼬리를 물면서, 퍼져나가게 된다.

물론, 이런 분석들은 예측에 근거한 시나리오일뿐이다. 현재의 세상를 지탱하는 기존 이론과 견해에 바탕한 분석이다. 트럼프가 지난 2016년 집권할 때 시장과 주류 경제학자들은 부정적인 경제 시나리오를 예측했다. 하지만, 트럼프 말기 코로나19의 타격을 받기 전까지 미국 경제는 낮은 인플레이션에 견조한 성장을 했다.

트럼프가 자신이 공언하는 관세, 감세, 이민자 추방을 그대로 시행할지, 혹은 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기는 하다. 대선 과정에서 지지층들을 결집하고, 격동시키려는 과장된 수사로 끝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트럼프에게 자문을 했던 월가의 헤지펀드 매니저 스콧 비센트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나의 전반적 견해는 임기 말이면 트럼프가 자유무역주의자가 됐을 것이라는 것이다”며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격화 조처이다”고 평했다. 트럼프 특유의 위협과 수사로 자신과 미국의 이익을 챙기려는 전술이라는 평이다.

트럼프가 2016년 집권하면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시작됐다. 트럼프 2기에서 확실한 것은 그 충격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세계와의 디커플링의 시작일 수도 있다. 그리고, 미국과 세계와의 디커플링이 어떤 세상을 만들고, 의미하는지는 기존의 경제학 등 이론으로는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 등 모든 일들의 긍정적, 부정적 효과들은 미국이라는 존재를 빼고는 일어날 수 없고, 설명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2기 집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미국과 세계의 디커플링은 우리에게 전혀 가보지 못한 새로운 영역으로 인도할 것이다. 그 세상이 좋을지, 나쁠지는 물론 알수 없다. 우리는 전혀 낯설고, 새로운 세상으로 눈을 감고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의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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