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를 계기로 스마트폰 사업전략에 대규모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애플과 경쟁을 의식해 하드웨어 발전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스마트폰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점유율 싸움을 벌이다 품질과 완성도를 훼손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같이 전략스마트폰에 역량을 더욱 집중해 프리미엄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미국 폭스뉴스는 14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애플 아이폰을 더 닮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지금의 전략을 고집하면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뒤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해마다 아이폰 신제품을 단 한번만 출시하며 하드웨어 변화에 보수적인 전략을 고집하고 있다. 올해 처음 선보인 보급형 ‘아이폰SE’도 이전에 출시한 제품의 내부 성능만을 개선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상반기 갤럭시S 시리즈, 하반기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주력제품을 두번 출시한다. 이외에 전 세계에 수시로 출시되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은 셀 수 없을 정도다.

폭스뉴스는 “애플은 아이폰 모델이 적어 제품개발과 생산, 부품공급 등 모든 단계를 총괄적으로 관리하기 쉽다”며 “하지만 삼성전자는 다양한 라인업으로 역량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갤럭시노트7의 제품 결함으로 전 세계에서 발화사고가 일어나며 단종사태로 번진 배경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품질검증 단계가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다.

폭스뉴스는 관계자를 인용해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아이폰7과 경쟁에 압박을 느껴 갤럭시노트7 출시를 앞당기며 품질검증절차를 소홀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품질관리 전반에 의혹이 불거지며 소비자의 신뢰하락과 구매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조짐이 보여 후속대응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컴퓨터월드는 “애플 아이폰의 성공비결은 꾸준함과 중장기적 발전에 있다”며 “삼성전자가 마케팅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을 찾기보다 이런 경쟁력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마케팅에서 곡면화면의 ‘엣지’ 디자인과 홍채인식, 방수기능 등 차별화된 기능을 강조하며 시장에서 초반에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발화사고의 원인으로 홍채인식기능을 구동할 때의 과한 발열, 엣지 디자인과 S펜의 동시탑재에 따른 공간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제기되고 있어 이런 하드웨어 강화전략에도 회의적인 시선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 원인을 이른 시일 내 확실하게 밝혀내지 못한다면 스마트폰 하드웨어에서 꾸준한 혁신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 평가가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

컴퓨터월드는 “삼성전자는 이번 계기를 통해 스마트폰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과 역량을 스스로 점검해봐야 한다”며 “경쟁보다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을 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라인업을 유지하기 쉽지 않게 된 상황에서 갤럭시S 시리즈에 더 집중하고 스마트폰 라인업도 대폭 축소하는 대규모 변화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방법으로 갤럭시S8 등 후속제품의 프리미엄가치를 더 높이고 개발과 품질검증에 충분한 시간과 역량을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라인업 축소로 하드웨어 측면에서 차별화가 어려워질 경우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여 대응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볼 때 긍정적인 변화인 셈이다.

폭스뉴스는 “삼성전자가 타격을 빠르게 회복하고 브랜드가치 하락을 막으려면 애플의 사례에 집중해야 한다”며 “가장 앞선 제품보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