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백종원의 라면왕(이하 라면왕)' 대회를 열자 신제품 개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29일 유통업계에서는 라면왕 대회를 통해 신제품이 출시될 경우 판매망은 이마트가 될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백 대표가 지금까지 개발한 라면들이 이마트에서만 판매되고 있어서다.

백 대표는 28일 개인 유튜브 채널 ‘백종원’에 라면왕 대회를 연다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업로드 20시간 만에 조회 수 19만 회를 돌파했다.

라면만 끓일 줄 알면 누구나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매회 3명씩 대결을 해 1등을 한 사람이 상금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상금을 적립해 연승에 도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대 3연승까지 할 수 있는데 1승을 하면 100만 원, 2연승은 300만 원, 3연승 시에는 600만 원을 받는다. 다만 연승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상금을 받을 수 없다.

라면왕 대회에서 특이한 점은 미션 방식이다. 백 대표는 라면왕 대회 예고 영상을 올리면서 3화까지 미션을 공개했다. 1화 미션은 ‘빽라면+1천 원’, 2화는 ‘빽라면+1만 원’, 3화 ‘빽라면+4천 원’이다.

미션에 붙어 있는 금액은 재료값이다. 빽라면을 기본으로 해서 뒤에 붙어 있는 금액 만큼 재료를 사용해 라면을 끓일 수 있단 얘기다.

재료값은 온라인 이마트몰에서 해당 재료의 가장 낮은 가격으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이마트몰에서 100g에 3천 원짜리 재료를 3g 사용하면 재료값은 90원으로 계산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백 대표가 레시피 재료값을 정하고 재료가 몇 그램 들어가는지까지 따지는 것을 보면 처음부터 제품화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참가자들이 그램 단위로 재료를 계량해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화를 결정할 때 원가를 계산하고 정확한 레시피를 제공받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우승 메뉴 출시 계획은 없으며 라면을 주제로 한 백 대표의 유튜브 콘텐츠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1년 KBS ‘남자의 자격’을 통해 방영된 라면 요리 대회에서 방송인 이경규씨가 만든 ‘꼬꼬면’이 팔도와 손잡고 실제로 출시된 예가 있다. 당시에도 처음부터 상품 출시를 생각하고 진행한 대회는 아니었다.

심사위원 가운데 하나였던 팔도는 PD에게 꼬꼬면 상품화를 제안했고 같은 날 오후 이경규씨와 계약 협상을 했다.

꼬꼬면은 출시되자마자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출시 168일 만에 1억 개가 팔렸다. 경쟁사들이 흰 국물 라면을 내놓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만약 꼬꼬면처럼 라면왕 대회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은 레시피로 만든 라면이 출시된다면 이마트에서만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빽라면은 현재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이마트트레이더스, SSG푸드마켓 등 이마트 계열사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빽짜장’도 이마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백 대표는 라면왕 대회 소개 영상에서 빽짜장을 활용한 미션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백 대표가 재료값 계산 기준으로 온라인 마트몰을 콕 집은 것을 놓고 이미 이마트와 어느 정도 얘기가 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백 대표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친분이 있다는 점도 이마트와의 협업 콘텐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라면왕 대회가 더본코리아와 이마트의 협업 콘텐츠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 기준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마트몰을 선정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협업 콘텐츠는 아니지만 이마트몰도 홍보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참가자들이 재료값을 계산해 레시피를 준비하면 온라인 이마트몰에 들어가 봐야 한다.

유튜브 댓글을 보면 라면왕 대회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라면왕 대회 영상에는 ‘라면왕 기대된다’ ‘흥미로운 콘텐츠’ ‘심사위원으로 이경규 섭외하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