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에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핵심증인 불출석에 관계기관의 자료제출 비협조까지 더해지면서 ‘맹탕 청문회’로 전락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이번 청문회는 사람으로 치자면 중병에 걸려 죽을지 모르는 사람을 살릴 방도를 찾는 자리”라며 “최경환 전 부총리와 안종범 전 경제수석(현 정책조정수석) 등이 증인으로 나오지 않은 청문회는 사실상 청문회의 취지를 죽이는 청문회”라고 포문을 열었다.

송영길 더민주 의원은 “최 전 부총리와 안 수석이 누락된 것도 유감이지만 그나마 의미있는 증인이 홍 전 회장이었다”며 “향후 소재를 파악해 임의동행 명령을 내리든지 검찰의 협조를 구해서라도 청문회에 출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도 “홍 전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는데도 나오지 않은 부분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출석을 계속 요구해야 하고 안 나올 때는 위원회 차원에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서별관회의의 ‘실체’를 폭로한 장본인인데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 뚜렷한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홍 전 회장 이에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도 불참의사를 전달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방안이 결정된 서별관회의 회의록과 대우조선해양 이사회 회의록 등 자료제출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청문회 당일까지 위원들에게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정부가 자료제출을 확약한 다음 의사진행을 하겠다고 해서 의사진행이 이뤄졌는데 오후 2시가 지났는데도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정재호 더민주 의원도 “부실을 따지려는 이 청문회 자체가 부실”이라며 “핵심증인도 없고 자료제출도 부실해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청문위원들 사이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열리게 된 청문회에 대해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박용진 더민주 의원은 “(최 전 부총리와 안 수석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아) 여야 합의로 ‘맹탕 청문회’가 된 것으로 그렇다고 쳐도 자료를 주지 않아 ‘허탕 청문회’까지 되는 건 어떡하느냐”고 푸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우리 경제의 향배를 가늠하는 청문회가 핵심인사가 빠진 ‘깃털 청문회’로, 최소한의 자료도 빠진 ‘먹통 청문회’로 진행되는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