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규제에서 벗어날 수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무역기구(WTO)는 8일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의 WTO 협정 합치 여부를 다툰 분쟁에서 한국 정부의 승소를 판정한 패널 보고서를 WTO 회원국에 회람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는 수입업체가 제품을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자국 제조업체가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수입 쿼터별로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미국 정부는 수입산 세탁기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미국 생활가전기업 '월풀'의 주장을 수용해 2018년 2월부터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를 부과하고 있다. 

완제품은 120만 대 쿼터를 두고 쿼터 내에서는 14~20%, 쿼터 외에서는 30~50%의 관세를 매년 단계적으로 하향 적용했다. 5년 차인 2023년 2월까지는 쿼터 내 14%, 쿼터 외 30%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에 한국 정부는 2018년 5월 미국 정부를 WTO에 제소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WTO의 이번 결정이 확정되면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세탁기시장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로 약 1억5천만 달러의 추가 관세를 부담해 왔다.

미국 정부가 WTO 패널 판정 결과를 그대로 수용한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관세 부담을 덜 수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항소하면 분쟁 상태가 지속된다.

윤창현 산업부 통상법무정책관은 “이번 패널 판정을 계기로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가 조기에 종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향후에도 WTO 회원국의 권리와 우리 업계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WTO 분쟁해결절차를 적극 활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월풀은 WTO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월풀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세이프가드를 옹호하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입장을 계속 지지하며 WTO 패널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