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올해 들어 매달 사망사고를 내고 있는데 건설현장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확실한 대책을 세울까?

태영건설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 3건은 모두 시설물이 넘어지거나 떨어지면서 하청노동자만 사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태영건설은 올해 본사와 모든 건설현장의 감독을 받게 된 첫번째 건설사이자 1분기에만 2번의 특별근로감독을 받는 건설사가 됐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23일 고용노동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노동부의 감독과 지도를 통해 현장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본사 감독과 관련해 위반사항의 사법처리와 함께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지속해서 밀착지도하고 점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노동부는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이 모두 하청회사 소속이었기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적정한 공사기간과 공사비 기준을 마련하고 지켰는지, 하청근로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했는지 살피겠다고 밝혔다.

올해 태영건설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모두 현장의 시설물이 노동자를 덮치면서 발생한 사고라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감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본사와 전국 현장을 대상으로 감독과 지도가 이뤄지게 되는데 지도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있고 사회적으로 건설현장 사고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지도를 무시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2019년과 2020년 중대재해가 발생했던 건설사를 대상으로 올해 중대재해가 1건만 발생해도 본사와 전국 건설현장의 감독을 병행한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에 19일 사고 이전부터 태영건설의 감독과 지도를 진행하고 있었다. 

태영건설은 2월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의 특별감독과 더불어 19일 사고와 관련된 현장도 특별감독을 받으며 1분기에만 2건의 특별감독을 받게 됐다.

19일 태영건설의 구리 지식산업센터 공사장에서는 콘크리트 펌프차의 지지대(붐대)가 넘어지면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월에는 과천 지식정보타운 S-5블록 현장에서 파일에 노동자가 깔리는 사망사고가 일어났고 2월에는 과천 지식정보타운 S-3블록 현장에서 철제 H빔에 깔려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태영건설이 이번에는 사고방지를 위해 안전관련 인력확충이나 안전시스템 적용, 노동자 권리강화 등 확실한 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는 말이 건설업계에서 나온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사고와 관련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요건설사들은 현장안전을 챙기기 위한 대책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올해 2월 1건의 사망사고를 낸 삼성물산은 국내외 현장노동자들이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때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마련했다.

올해 사망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2월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출석했던 포스코건설은 ‘안전신문고’ 제도를 신설해 운영한다. 이 제도는 근로자가 현장에서 불안전한 상태를 목격하거나 불안전한 작업을 요구받았을 때 회사 측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DL이앤씨는 사물인터넷(IoT)나 드론, 로봇 등 스마트건설 적용을 통한 안전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으며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은 안전의식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사망사고 관련 대책을 묻기 위한 취재 문의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