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수출을 통해 완제기 수주 경쟁력을 확대할까?

안 사장은 취임 이후 완제기 수주 확대를 제1과제로 추진해 왔는데 미국 보잉의 위기 속에서 미국 공군의 훈련기 교체 수요를 일부 채우며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


3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군은 리스업체인 힐우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공격기인 FA-50 8대를 장기 임차해 훈련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 공군이 2024년 보잉의 고등훈련기 T-7A 도입에 앞서 일부 수요를 FA-50으로 채우겠다는 것인데 한국항공우주산업이 FA-50 8대를 힐우드항공에 팔고 이를 힐우드항공이 미국 공군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힐우드항공을 통해 이번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FA-50은 2018년 미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에서 고배를 마신 T-50A와 동일하게 고등훈련기 T-50을 확장 전술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경공격기로 전술입문기 역할도 수행한다.

FA-50의 미국 수출이 성사하면 안현호 사장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안 사장은 2019년 9월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에 오른 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FA-50, 수리온 등 완성된 비행기를 의미하는 완제기 수주 확대에 힘을 실었는데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말레이시아, 베트남, 스페인 등 주요 수출 후보국들이 예정된 주요 방산전시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해 영업활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8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기본훈련기 KT-1을 수주한 뒤 지금껏 해외 완제기 수주를 한 건도 따내지 못했는데 이에 따라 완제기 수주잔고도 크게 줄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9년 말 해외 완제기사업에서 5130억 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말 8259억 원보다 38% 줄었다. 2015년 말 1조4829와 비교하면 65% 감소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4년 필리핀과 FA-50 12대 공급 계약을 4427억 원에 맺었는데 이때 가격을 적용해 FA-50 8대 가격을 추정하면 3천억 원에 육박한다.

안 사장이 미국 힐우드항공과 FA-50 공급계약을 성사하면 현재 완제기 수주잔고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며 완제기사업에서 숨통을 틀 수 있는 셈이다.

안 사장은 FA-50이 미국 공군 훈련기로 활용된다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활동에도 힘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방산 최강국으로 공군 훈련기로 FA-50을 선택한다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완제기 경쟁력을 인정받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 공군이 8대를 시작으로 FA-50 도입수를 점진적으로 늘릴 가능성도 나온다.

미국 공군은 노후화한 기존 훈련기를 교체하기 위해 2018년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을 진행했는데 당시 수주를 따낸 보잉은 2024년부터 T-7A 350대가량을 공급한다.

▲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2019년 11월25일 경남 사천 본사를 찾은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FA-50 모형을 전달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항공우주산업의 T-50A은 2018년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자 선정 당시 성능은 인정받았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보잉의 T-7A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미국 공군이 T-7A 도입 이전에 4년이나 빨리 별도 훈련기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보잉은 지난해 737맥스 운항정지 이후 올해 들어 코로나19에 따른 항공기 수요 감소로 이중고를 겪으며 최근 미국 정부에 6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지원을 신청했다.

보잉 경영난이 T-7A 개발과 공급 지연으로 이어진다면 미국 공군의 FA-50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보잉의 경영난으로 2018년 미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계약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T-7A 도입 전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 완제기가 미국 훈련기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악화한 국내외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완제기 신규시장 개척 등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