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와 중공업회사, 글로벌 정예사원 찾는다  
▲ 서혜진 커리어케어 이사(산업&엔지니어링3 부문장)가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커리어케어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건설과 중공업회사들의 인재채용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건설회사와 중공업회사들은 올해 하반기에 어떤 인재를 채용하려 할까?

국내 건설경기는 해외사업 부진으로 실적부진에 빠져 있다. 최근 국내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해외에서 겪은 부진을 만회하기에 부족하다.

이 때문에 건설회사는 과거와 달리 신규직원 채용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중공업회사의 채용시장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조선3사가 모두 부진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중공업 업종은 과거처럼 ‘양적성장’ 대신 ‘질적성장’으로 관심사를 바꿨다.

이에 따라 건설과 중공업회사는 위기극복에 필요한 인재를 찾고 있다. 사업부진을 타개할 수 있는 신규사업 분야의 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www.careercare.co.kr)의 서혜진 이사(산업&엔지니어링3 부문장)는 26일 건설과 중공업시장의 채용문을 뚫으려면 ‘글로벌 경험을 갖춘 정예요원’이 될 것을 주문했다.

서 이사는 건설과 중공업회사들이 도전정신과 열정, 열린 자세를 갖춘 인재를 찾는다며 팀 플레이가 중요한 사업답게 구직자가 조직융화능력과 학습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이사는 커리어케어의 산업&엔지니어링3 부문장을 맡아 국내외 건설과 중공업회사를 상대로 경영자와 임원, 글로벌 전문가들을 발굴해 추천하고 있다.

- 건설업종의 최근 동향은 어떤가?

“한마디로 장기부진 속에 빠져있다.

건설경기의 부진은 해외수주 실적이 오랫동안 부진한 것과 연관이 크다. 과거 건설회사들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를 통해 실적을 쌓았는데 최근 글로벌 경기위축과 저가수주로 해외건설사업이 힘을 못 쓰고 있다.

국내 건설시장은 재건축 붐을 중심으로 차츰 살아나는 추세다. 그러나 건설회사의 대부분이 국내보다 해외사업의 비중이 커 국내시장의 이런 변화로 회사 전체의 부진을 만회하기 버거운게 현실이다.”

- 중공업 쪽은 어떤가?

“중공업도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국내 빅3 조선회사’의 적자규모가 모두 6조 원에 이를 정도로 최근 중공업사업의 부진은 심각하다.”

- 건설과 중공업의 미래 채용 전망은 어떤가?

“건설은 이미 수 년 동안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구조조정 바람은 올해 들어 중공업에도 불기 시작했다. 하반기 두 업종의 채용전망은 매우 어두울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이들 기업들이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면서 신규채용시장의 문은 경력직보다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건설과 중공업회사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인재를 찾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주력사업인 해외사업의 부진을 훌륭한 인재를 통해 극복하려 하는 것도 건설과 중공업회사들의 공통점이다.

이에 따라 플랜트 프로젝트 매니저와 프로세스 엔지니어링 등 기술역량을 갖춘 인재 영입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 건설과 중공업회사들은 어떤 인재를 선호하나?

“간단히 말 해 ‘글로벌 경험을 갖춘 정예 요원’이다.

유창한 언어능력은 기본이고 영업과 총무 등의 직종보다 전문적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법무, 계약, 사업분석을 비롯해 그동안 건설과 중공업회사가 큰 공을 들이지 않던 금융과 회계, 재무 등의 역량을 갖춘 인재는 좁아진 채용문을 뚫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인재가 갖춰야 할 조건을 자세히 설명한다면?

“건설과 중공업은 전통적으로 개인보다 조직의 능력이 중요한 곳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인재를 선발할 때 조직에 얼마나 잘 녹아들 수 있는지를 과거보다 더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이 업종의 기업에 취업하길 희망하는 사람은 도전정신과 열정, 열린 자세를 갖춰야 한다.

또 기업이 입사 초반부터 홀로 돋보이는 ‘유아독존’ 식의 인재보다 조직원과 융화하면서 실력을 쌓는 학습능력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는 점도 구직자가 알아둬야 한다.

실무쪽으로 살펴보면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자격증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또 이직을 희망하는 시니어급 이상 혹은 임원급 인재는 ‘내가 일하던 곳과 비슷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해당업종의 전문적 지식을 미리 쌓아놔야 한다.”

- 올해 하반기 채용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구직자는 건설과 중공업회사가 대규모 인력을 채용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좋다.

또 경기와 업황이 모두 부진해 기업들이 인재선발을 과거보다 보수적으로 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최근 기업들은 꼭 필요한 인재를 헤드헌팅회사나 사내추천 등을 통해 선발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구직희망자 혹은 이직을 계획하고 있다면 헤드헌팅사에 제출한 자신의 이력서를 갱신하는 작업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또 업계 전문가나 해당업종에 근무하는 지인 등을 통해 정보를 빠르게 얻는 것도 중요하다.”

- 눈여겨봐야 할 채용분야가 있나?

“건설업종의 경우 국내 주택, 부동산경기는 기지개를 펴고 있기 때문에 해당분야의 인재영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건설경기가 살아남에 따라 건설자재 업종의 인재영입도 늘 것으로 전망한다.

또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던 변호사, 회계사, 금융전문가, 계약전문가 등의 영입도 꾸준히 진행될 것이다.”

- 건설과 중공업분야 초년생이 유념해야 할 것은?

“건설과 중공업 등은 나이가 어릴수록 해외파견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위험한 생각이다.

기업들은 이제 변호사를 채용할 때도 ‘좋은 로스쿨을 나온 변호사’ 보다 ‘해당직무를 잘 이해하고 어디에 가서도 일 할 수 있는 변호사’를 선호한다.

한 마디로 직종을 가리지 않고 현장이라면 어디든 배치될 수 있다는 각오와 열정을 갖춘 인재를 회사가 선호해야 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 건설과 중공업분야 시니어 직원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근속년수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구조조정 바람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회사가 언제든 나를 관두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다.

따라서 내부승진과 함께 외부에서 오는 기회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내부에 문제가 발생한 뒤 외부로 시선을 돌리면 이미 늦다.

산업의 흐름과 인재동향, 관련 기업들의 현황을 평소에도 항상 주시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