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융투자가 ‘성장성 특례상장제도’로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1호 성장성 특례상장을 주관한 데 이어 올해도 두 번째 성장성 특례상장을 추진하면서 기업공개부문에서 강소 증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9일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셀리버리를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에 상장시킨 데 이어 올해에도 성장성 특례상장제도를 활용해 바이오기업 ‘라파스’를 코스닥에 상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상장예비심사 청구시기를 논의하고 있으며 올해 상장하는 것으로 목표로 세워뒀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초미세바늘) 관련 기술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101억 원, 영업손실 38억 원을 냈다.

2015년과 2017년에 각각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과 직상장에 도전했다 무산된 뒤 상장 주관사를 DB금융투자로 새로 정하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성장성 특례상장제도’는 주관사가 성장성을 평가해 상장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주관사의 추천만으로 적자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기술 평가상장제도’가 복수의 기술평가 전문기관에서 기술력을 평가받아 일정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는 것과 달리 ‘성장성 특례상장’은 기술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시가총액 500억 원 이상, 매출 30억 원 이상 등 일정 수준의 외형 조건을 갖춰야 하는 ‘테슬라 요건 상장제도’과 비교하면 요건 기준이 덜 까다롭다.

대신 성장성 특례제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증권사의 ‘풋백옵션(환매청구권)’ 기간을 6개월로 설정한다. 

풋백옵션은 상장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면 주관사가 일반 청약자들로부터 공모가의 90% 가격에 주식을 되사줘야하는 것을 말한다.

상장 주관사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상장기업의 성장성에 ‘보증’을 서는 셈이다.

DB금융투자는 국내 최초로 성장성 특례제도를 통해 지난해 11월 셀리버리 상장시켰다. 당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만큼 의구심 어린 시선들이 많았지만 DB금융투자는 셀리버리 상장으로 톡톡한 수익을 거뒀다.

DB금융투자는 셀리버리 상장으로 수수료와 신주인수권 평가차익 등으로 100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예와 실리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셀리버리 이후 레인보우로보틱스, 올리패스 등이 성장성 특례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없다.

DB금융투자가 올해 라파스까지 순조롭게 상장주관을 마치면 두 차례에 걸쳐 성장성 특례상장 주관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는 만큼 이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췄다는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B금융투자가 셀리버리의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거래소 및 유관기관과 협의하면서 겪었던 많은 어려움도 노하우로 작용할 수 있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단순히 상장 예정기업의 기술력뿐 아니라 재무적 안정성 및 상장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부족한 부분을 증권사의 신용으로 메꿔 상장시기를 앞당겨줄 수 있다”며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상장시킬 만한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