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롯데케미칼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케미칼 사랑'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재무 전문가의 중용 역시 눈에 띄었다. 최근 몇년 동안 유통업계에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보다 위기 관리에 힘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이봉철(왼쪽) 롯데지주 신임 사장과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신임 사장. |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올해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2명이 모두 롯데케미칼 출신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1979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1990년
신동빈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경영수업을 시작할 때 부장으로 근무했다.
최근 롯데그룹에서 마지막으로 부회장단에 합류한
허수영 부회장도 1976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2012년부터 지금까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올해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도 롯데케미칼 출신이다.
이홍열 사장은 지난해 2월 임원인사에서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에 선임된 데 이어 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1957년생으로 마산고와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다.
이밖에 롯데지주에도 롯데케미칼 출신이 많다.
롯데지주에서
황각규 부회장 직속인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의 수장 4명 가운데 3명이 롯데케미칼을 거쳤다.
임병연 가치경영실장(부사장)과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부사장)은 롯데케미칼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했고 윤종민 HR혁신팀장(사장)도 롯데케미칼에 잠시 몸담은 적이 있다.
재무 전문가의 약진도 눈에 띈다. 올해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4명 가운데 롯데케미칼 출신인 이홍열 사장을 제외한 이봉철 롯데지주 사장,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이 모두 재무 전문가다.
이봉철 사장은 롯데그룹의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롯데그룹이 2015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을 때 팀장으로 올라 주목받았다. 이 사장은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출범 등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현수 사장 역시 재무 업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재무 전문가로 위기 관리에 능하다고 평가받는다. 1984년 입사해 롯데쇼핑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으며 2014년부터 위기에 빠져있던 롯데손해보험 구원투수로 등판해 대표를 맡았다.
하석주 사장 역시 롯데건설을 이끌고 있지만 건축보다 재무분야에 오래 몸담았다.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하며 롯데그룹에 발을 들여 1991년 롯데그룹본부 감사실을 거쳤고 2001년 롯데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건설에서 2009년부터 재무·지원 부문을 총괄하는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고 2013년부터는 주택본부사업장도 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