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조만간 AMD로부터 2나노 CPU와 GPU 등 파운드리 수주 계약을 따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또 최근 AMD, 메타, 브로드컴 등 다수의 미국 빅테크로부터 2나노 수주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본격적 성장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은 2나노 공정의 수율(완성품 비율) 안정화를 바탕으로, 대만 TSMC의 반도체 공급 병목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12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약 1조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이르면 2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서며, 부활의 신호탄을 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개선은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 덕분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엑시노스2600과 HBM4 베이스 다이 생산으로 최근 가동률이 80%대까지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엑시노스2600은 2나노 공정으로, HBM4 베이스 다이는 4나노 공정으로 제조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시스템LSI 포함)는 올해 2분기 HBM4 베이스 다이와 엑시노스2600 생산 등에 힘입어 소폭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흑자전환 예상 시점을 기존 3분기에서 2분기로 앞당겼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도 지난 4월30일에 열린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현재 선단 공정 라인 가동률이 최대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2분기에는 HBM4 베이스 다이 제품 등 선단 제품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다수의 북미 고객사와 협업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AMD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나 소비자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의 2나노 수주가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AMD CPU 생산은 대부분 TSMC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TSMC 2나노 이하 공정의 생산 능력은 2028년 이후까지 이미 대부분 예약이 마감됐다. 최근 비서형(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라 CPU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AMD는 TSMC 생산량만으로는 CPU를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TSMC의 반도체 생산능력 부족이 엔비디아를 추격해야 하는 AMD의 핵심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로 파운드리 공급망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은 2나노 공정에서 수율을 끌어올려 테슬라에 이어 AMD, 메타, 브로드컴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미나이 나노 바나나 2>
허성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 독점 생태계에 묶여있던 AMD의 파운드리 전략은 생존과 마진 방어를 위한 필수적 이원화 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소비자 가격 저항이 강해 마진 압박이 심화되고 있는 PC와 서버용 CPU, 소비자용 GPU는 AMD 파운드리 이원화의 우선 목표"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AMD의 HBM4 조달 필요성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물량을 수주하는 데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HBM 대부분이 엔비디아에 공급되는 상황에서 AMD는 삼성전자 HBM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가 메타, 브로드컴 등으로부터 주문형 반도체(ASIC)을 수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타는 자체 AI 칩 ‘MTIA’를 6개월마다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브로드컴은 구글의 AI 칩 '텐서처리장치(TPU)' 설계를 대행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빅테크의 ASIC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2027년에는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TSMC의 생산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 파운드리는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유의미한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진만 사장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AI 분야에서 대형 고객사를 잡기 위해 2나노 수율과 소비전력·성능·면적(PPA)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600 생산을 통해 현재 2나노 1세대 공정의 수율을 50% 이상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 출시하는 엑시노스2700은 2나노 2세대 공정 기술과 수율 개선으로 2600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물량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7년부터는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 인공지능 칩 'AI5'와 'AI6'도 2나노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한다.
한진만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테일러에서 수주한 테슬라 과제는 모두 2나노 최선단 공정이기 때문에 이 공정의 가동률을 올려야 한다”며 "2나노 공정 역시 대형 업체들과 수주 경험을 쌓고 이를 통해 수율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