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법인세법 개정안에 왜 다른 법안보다 반대표가 많이 나왔을까?

과세표준 3천억 원 초과 법인에 현행보다 3%포인트 높은 25%의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5일 밤 재석의원 177명 가운데 찬성 133명, 반대 33명, 기권 11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법인세법 개정안은 같은 상황에서 본회의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과 2018년도 예산안보다 반대표가 각각 8배와 2배 이상 많이 나왔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168명 가운데 반대 4명과 기권 3명,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은 재석의원 178명 가운데 반대 15명과 기권 3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당에서 반대표가 가장 많이 나왔다.

국민의당은 법인세법을 개정하기로 더불어민주당과 합의했지만 합의서에 서명한 김동철 원내대표를 포함해 권은희, 김광수, 김성식, 김수민, 김중로, 박선숙, 박지원, 손금주, 송기석, 신용현, 오세정, 유성엽, 윤영일, 이언주, 장정숙, 조배숙, 주승용, 채이배, 천정배, 최도자 의원 등 21명이 법인세법 개정에 반대했다.

기권표를 던진 김삼화, 박주선, 이상돈, 이태규, 정인화 의원을 더할 경우 법인세법 개정안에 찬성하지 않은 의원은 26명으로 늘어 국민의당 의원 39명의 3분의 2에 이른다.

자유한국당이 단체로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만으로도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확실시된 점이 국민의당 의원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진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소득세법 개정안과 2018년도 예산안과 비교해 반대표가 월등히 많이 나온 점을 볼 때 법인세 개정에 부정적 의견을 지닌 의원들의 반대의사와 더 강력한 법인세 증세를 원하는 의원들의 항의의사 등도 작용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6일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 개정안 통과와 관련해 “세계적 추세와 흐름은 새로운 구간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이 들어와서 반대를 했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찬성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표결 전 열린 의총에서 “법인세법 개정안은 최고세율 이하 구간에서 증세효과가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복지국가로 가는 세입구간을 없앨 것”이라며 더 강력한 증세를 위해 법인세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김 의원과 비슷한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이 대표는 6일 트위터를 통해 “애초 정부안이 교섭단체간 논의를 통해 후퇴한 것에 의사표시를 하고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이 성공하려면 복지증세에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 법인세 개정안에 반대했다”며 “정의당에서 법인세 인상 반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33표 가운데 나머지 11표는 바른정당에서 9표, 자유한국당과 무소속에서 각각 1표씩 나왔다.

법인세법 개정에 반대입장을 보여 왔던 바른정당은 의원 11명 가운데 박인숙, 오신환, 유의동, 이학재, 이혜훈, 정병국, 정운천, 지상욱, 하태경 의원 등 9명이 반대표를 행사했고 김세연, 유승민 의원 등 2명이 기권했다.

김현아 의원은 116명의 자유한국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표결에 참여해 소득세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정현 의원은 무소속으로 투표에 참여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100여 명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졌을 경우 개정안이 부결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자유한국당이 표결에 참여했다면 국민의당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만큼 법인세 개정안 부결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