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국가정보원 적폐청산태스크포스(TF)가 2012년 대선 직전 국정원이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하며 국내 정치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검찰 재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검찰수사는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을 이끌다 좌천됐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검찰 관계자는 4일 “국정원이 관련자를 고발해 오거나 관련자료를 이첩해 수사를 의뢰하면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와 같은 형태로 공안부와 특수부를 조합한 태스크포스 형태의 수사팀이 꾸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정원 적폐청산TF는 3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취임 이후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알파팀’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30개까지 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댓글팀에 참여한 민간인 규모도 3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 전 원장 재직 시절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이번 국정원의 자체조사로 사실관계가 공식적으로 처음 확인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정원 댓글사건은 윤석열 지검장의 ‘검사인생’에 커다란 변곡점이 된 사건이다.

윤석열 지검장은 2013년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국정원 댓글사건의 수사팀장을 맡아 원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 의견을 검찰 수뇌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수사팀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윤 지청장은 검찰과 법무부 수뇌부의 반대에도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에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는 보고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윤 지청장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와 함께 좌천성 인사를 했다.

▲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윤 지청장과 함께 국정원 댓글수사에 의욕을 보였던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도 갑자기 혼외자 의혹이 불거지며 2013년 9월 취임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윤 지청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윤 지검장을 두고 “치밀하고 해박한 법률이론가로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단호하게 거부한다”며 “한마디로 문무를 겸비한 예리한 칼잡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정치권은 국정원의 댓글사건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4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명박 정부가 민간인 3500명을 동원한 국정원 댓글공작은 일벌백계로 다뤄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진실을 고백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국정원 적폐청산TF의 13개 과제 중 일부만으로도 매우 경천동지할 내용”이라며 “여론을 조작하고 민심을 호도한 것이 드러난 만큼 국정원은 진실규명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하의 국정원의 임무가 ‘국내정치 개입과 선거조작을 위한 헌신’이었는지 묻는다”며 “국정원의 용서할 수 없는 위법행위는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꼭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국정원 대선개입의 직접적 수혜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지만 공작을 수행한 주체는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이라며 “당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