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가 온라인 식자재 플랫폼 '식봄'의 외형 확대에 이어 내년에는 수익성 회복에 힘을 싣는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식봄의 분기 거래액을 1천억 원 이상으로 키우는 데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투자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낮아졌는데 이를 수수료 인상과 비용 절감 카드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사진)가 온라인 식자재 플랫폼 '식봄'의 외형 확대에 이어 내년에는 수익성 회복에 힘을 싣는다. <CJ프레시웨이>


6일 CJ프레시웨이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건일 대표는 내년 상반기부터 온라인 사업 판매수수료율 인상과 함께 기존 식자재유통 사업의 원가 절감 등 상품 마진율 개선을 확대하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가장 먼저 식봄에서는 판매수수료율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식봄은 외식사업자를 대상으로 식자재를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CJ프레시웨이가 직접 공급하는 상품뿐 아니라 외부 판매자가 등록한 상품도 취급한다. 판매수수료율을 높이면 거래액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플랫폼이 거두는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식봄의 입점 유통업체 수수료는 현재 매출의 6%, 부가세 포함 6.6%다. 일반 오픈마켓에서 식품·농수축산물 카테고리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매출의 11~13%다.

이 대표는 수익성 개선을 준비하면서도 식봄의 거래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3월 식봄 운영사 마켓보로의 최대주주에 오른 뒤 고객과 판매자를 늘리고 취급 상품을 확대하는 데 집중해 왔다.

식봄은 올해 3분기 거래액 1135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분기 거래액 1천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7% 증가한 수치다. 올해 9월까지 누적 거래액은 2649억 원에 이른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CJ프레시웨이가 4분기에도 온라인 사업 투자를 강화하면서 식봄의 연간 거래액이 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대로라면 4분기에만 약 1351억 원의 거래액을 추가로 확보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CJ프레시웨이는 10월부터 식봄에서 거래 규모가 큰 축산물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축산물은 외식업체의 주요 구매 품목이라는 점에서 식봄의 거래액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특히 재고 등 리스크로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축산물을 직접 매입하기보다 외부 판매자가 공급한 상품을 CJ프레시웨이 물류망으로 배송하는 이른바 '2P' 방식을 활용한다. 축산물은 신선도 유지를 위한 냉장·냉동 보관과 배송이 필수적인 품목이다. CJ프레시웨이는 기존 물류시설을 활용해 외부 판매자의 상품을 공급하면서 직접 매입에 따른 재고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대표는 오프라인 사업에서 남기는 이익을 늘리는 데도 공을 들인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4811억 원을 냈다. 2022년과 비교해 26.7%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2022년 3.6%에서 2023년 3.2%, 2024년과 2025년 각각 2.9%로 낮아졌다. 외형 확대에도 수익성은 오히려 후퇴한 것이다.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이 대표는 내년에 비용 절감 카드를 꺼내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수익성 개선 수단으로는 단체급식 사업에서 확대하고 있는 '키친리스(Kitchenless)'가 꼽힌다. 키친리스는 거점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해 각 사업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개별 사업장에 조리시설과 인력을 갖추는 데 드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조리 인력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구조라 장기적으로 일반 단체급식보다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 CJ프레시웨이가 내년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올해 영업이익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경기 이천시 마장면에 있는 CJ프레시웨이 물류센터 전경. <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의 올해 3분기 키친리스 모델 '프레시밀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5% 증가했다. 키친리스 사업은 올해 초 기준으로 CJ프레시웨이 단체급식 매출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영업·판촉 비용이 먼저 투입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 효과는 2027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성철 CJ프레시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일 기업설명회에서 "상품경쟁력 및 물류서비스 강화를 통한 온라인 사업성장 가속화로 수익모델을 고도화해 나가겠다"며 "전사적 수익성 제고 활동의 성과가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9614억 원, 영업이익 23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2% 감소했다.

온라인 사업 성장을 위한 투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이 모두 낮아졌다. 다만 회사는 온라인 식자재 시장에서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 과정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CJ프레시웨이가 올해 이익 감소 이후 내년부터 실적 회복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상장업체 분석기업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내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9608억 원, 영업이익 1035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실적 추정치와 비교해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22.2% 늘어나는 것이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