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ESG공시 로드맵의 범위와 시행시기가 글로벌 경쟁국들과 비교해 너무 뒤처진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이슈브리프 표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15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금융위 ESG공시 로드맵 초안의 핵심 쟁점을 주요국 및 공급망 경쟁국과 비교하고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한 'KoSIF 이슈브리프'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금융위는 국제적인 동향 등을 고려해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2028년부터 기후공시를 의무화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국거래소 공시를 일정 기간 동안 시행하고 향후 법정공시인 사업보고서 공시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분석에 따르면 비교 국가들의 최초 공시 시기는 한국보다 빠른 2025~2027년에 집중돼 있고 최초 공시 대상 기업 수도 훨씬 많다. 또 공시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30년 안에는 공시계획이 완료되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약 1만1천 개 기업을 시작으로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 의무화해 시행해오고 있다.
영국은 국제지속가능성공시위원회(ISSB) 기반 의무공시를 한국처럼 2028년부터 시행하지만 이미 2023년부터 기후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CFD)를 기반으로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최초 공시 대상 기업 수는 약 600곳이다.
한국의 공급망 경쟁국인 중국은 공시 대상 기업이 2026년부터 약 450개, 일본과 대만은 2027년부터 각각 70개와 120개에 이른다. 인도는 2023년부터 이미 1천 개 기업 대상으로 공시를 시작했다.
특히 프라임 시장 상장사로 시가총액 3조 엔 이상부터 2027년에 최초 공시를 시작하는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70곳으로 시작하지만 2028년에는 곧바로 1조 엔 기준을 적용해 약 340개로 대폭 늘린다.
한국은 2028년 공시 대상 기업 수는 58개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금융기관 중심이라 기후 리스크가 높은 산업군은 제대로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우리 기업의 기후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공시 대상을 최소 자산총액 2조 원 이상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기업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지정하는 '공시 대상 기업집단' 기준인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5~80%를 차지하는 스코프 3(공급망 내 배출량)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스코프 3는 기업의 기후 영향, 기후 관련 재무적 리스크를 평가하는 핵심 정보로 글로벌 투자자와 고객사들이 최우선으로 요구하는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은 스코프 3 정보공개를 2026년부터, 호주는 2027년, 일본은 2028년부터 의무화한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총장은 "모든 투자는 기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이뤄진다"며 "우리나라의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은 투자자와 고객사 모두로부터 외면받는 방식으로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방식으로는 자본시장의 코리아 프리미엄은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 전환, 에너지 전환 등 각종 전환 정책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과감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