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프로젝트 등 LNG 자원개발과 수출 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세아제강이 과거 LNG 프로젝트용 강관 수주 이력을 내세워 미국 신규 LNG 수송용 강관 수주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 겸 세아제강 사장이 3년 전 추진했던 LNG 프로젝트용 강관 증설 투자가 트럼프발 LNG 프로젝트 붐에 따라 빛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아제강 트럼프발 LNG 프로젝트 붐에 강관 빛 본다, 오너 3세 이주성 경영승계 탄력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 겸 세아제강 사장이 미국 내 신규 LNG 개발 프로젝트용 강관 수주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제강>


이에 따라 이 사장이 이순형 세아제강지주 회장에 이어 지주 경영권을 승계하며 세아그룹의 ‘사촌경영’ 체제에 합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철강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부터 시작되는 미국 정부의 외국산 철강 25% 수입관세 조치에 고민에 빠졌던 국내 강관업계가 미국 LNG 프로젝트 확대에 수출 활로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무역수지 적자폭 개선을 위해 미국산 LNG 수출 확대를 시사했는데, 취임 이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보류시킨 LNG 개발 프로젝트를 적극 재개하고 있다. 

현재 승인된 미국 TO LNG 터미널 프로젝트만으로도 2028년까지 미국의 LNG 수출 예상량은 2023년 8600만 톤보다 2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새로 개발된 가스전과 해안에 있는 LNG 터미널을 연결하는 강관(파이프)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는 세계 강관 시장 규모가 2025년 1056억 달러(153조1200억 원)에서 2035년 1548억 달러(224조4600억 원)으로 연평균 3.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도널드 프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적극 사업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44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 프로젝트는 2025년 내 최종투자결정(FID)를 마치고 2026년 건설 시작, 2031년부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예상 LNG 생산량은 2천만 톤으로, 2024년 미국 LNG 수출량의 20% 수준에 해당한다.

이 프로젝트는 LNG를 생산하는 알래스카 북부 가스전 지역 노스슬로프와 남부 항구 사우스센트럴까지 1300km 길이의 LNG 수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을 포함한다.

알래스카가스개발공사(AGDC)는 LNG 프로젝트의 1단계인 파이프라인 구축 총 비용을 108억 달러(15조6880억 원)로 추정했다. 
 
세아제강 트럼프발 LNG 프로젝트 붐에 강관 빛 본다, 오너 3세 이주성 경영승계 탄력

▲ 미국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는 북부에서 남부까지 1300km에 달하는 LNG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108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사진은 LNG 파이프라인 건설 예상 지도. <알래스카가스개발공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각) 의회 연설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 "일본, 한국과 다른 나라들이 각자 수 조 달러를 투자해 우리의 파트너가 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세아제강은 미국 알래스카 LNG 수송관 사업을 비롯해 급증하는 LNG 수송관 건설에 필요한 강관 수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주성 사장이 2년 전 완료한 200억 원 규모의 강관 생산라인 증설 투자가 결실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사장은 세아제강 경영기획본부와 LNG프로젝트용 파이프 등을 생산하는 스페셜파이프(SP)사업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회사는 2023년 스테인레스용접강관(STS강관) 생산량을 연간 8만톤에서 9만톤으로 늘리는 증설을 마쳤다.

스테인레스 용접강관은 저온에서 취약한 일반 탄소강과 다르게 LNG의 낮은 온도에서도 버틸 수 있는 강관이다. 일반적으로 LNG는 섭씨 영하 162도의 낮은 온도에서 수송된다.

증권가는 세아제강의 미국 LNG 프로젝트용 강관 수주를 예상하고 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LNG 프로젝트 관련 스테인리스강관(STS)의 발주 확대를 예상한다”며 “세아제강은 과거 캐나다, 모잠비크, 카타르 프로젝트 등에서 STS 수주 이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과 카타르 내 LNG 프로젝트 확대 과정에서 (강관)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세아제강지주는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6912억 원, 영업이익 2251억 원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61.9% 감소한 수치다.

재계 순위 44위(2024년 기준)의 세아그룹은 이종덕 회장이 1960년 세운 부산철관공업에서 출발했다. 세아상역· 쌍용건설·태림포장 등을 거느린 재계 70위 글로벌세아그룹과는 무관하다.

그룹은 이종덕 회장의 아들인 이운형 선대회장, 이순형 회장 등 2세 시대에는 ‘형제경영’으로 운영되다, 이운형 선대회장이 2013년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 ‘사촌경영’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

그룹 지배구조는 이운형 회장의 장남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세아홀딩스 계열과 이순형 회장의 세아제강지주 계열 등 두 축으로 형성됐다. 세아홀딩스 계열은 주로 특수강 제품을, 세아제강지주 계열은 강관 제품 위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이순형 회장은 1949년 생이며, 아직 세아제강지주 등기이사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아들 이주성 사장에 경영을 승계해 사촌경영 체계를 완성할 것이란 게 재계 관측이다.

이주성 사장은 1978년 생으로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 등을 취득했다.

그는 2008년 세아홀딩스 전략팀장으로 입사한 뒤 세아베스틸, 세아제강을 거쳐 2018년 1월 세아제강 부사장에 올랐다. 2019년 1월부터는 세아제강지주 경영총괄 대표이사 부사장과 세아제강 경영기획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