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홈쇼핑사업자와 유료방송사업자가 송출수수료를 놓고 극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28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CJ온스타일이 최근 유료방송사업자들과 송출수수료 협상을 중단하고 방송 송출을 끊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홈쇼핑-유료방송사 송출수수료 정면충돌, 롯데·현대·CJ 줄줄이 방송 중단 통보

▲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CJ온스타일 등 홈쇼핑사업자들이 유료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줄줄이 방송 공급 중단을 통보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송출수수료를 놓고 갈등해온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CJ온스타일은 10월부터 서울 양천구와 은평규, 경기 부천·김포·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 강원, 충남, 경북 등 23개 지역에서 LG헬로비전을 대상으로 한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에서 LG헬로비전에 가입한 가구만 368만 가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CJ온스타일은 송출수수료와 관련한 협의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도 송출수수료 갈등을 겪다가 최근 일부 사업자에게 방송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롯데홈쇼핑은 서울 강남권 유료방송사업자인 딜라이브강남케이블티브이에 10월1일부터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고지했으며 현대홈쇼핑도 CJ온스타일과 비슷한 내용으로 LG헬로비전에 방송 공급을 끊겠다는 통보 공문을 보냈다.

홈쇼핑기업들의 움직임은 송출수수료 갈등이 극한에 치달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진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업자들이 IPTV나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위성방송사업자 등에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방송을 송출한 대가로 내는 돈이다. 각 채널을 사용하는 것을 놓고 일종의 자릿세를 지불하는 셈이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은 2012년부터 홈쇼핑기업에게 해마다 송출수수료를 올려 받고 있다. 2012년만 하더라도 8670억 원이던 TV홈쇼핑 송출수수료는 2022년 1조9065억 원까지 2배 넘게 증가했다.

송출수수료 인상에 따라 주요 홈쇼핑사들은 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 수수료의 3분의 2가량을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내고 있다. 이커머스와 같은 다른 유통채널 부상에 따라 활로를 찾기 힘든 홈쇼핑기업 입장에서는 송출수수료 인상으로 이중고를 안게 된 셈이다.

현재 홈쇼핑기업들의 방송 중단 통보는 협상의 완전한 결렬을 뜻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송출수수료를 인하하지 않으면 방송을 빼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해 유료방송사업자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유료방송사업자들도 홈쇼핑기업을 통해 내는 매출의 규모가 적지 않은 만큼 홈쇼핑사업자들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할지는 미지수다.

홈쇼핑업계와 유료방송사업자들이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일부 지역에서 홈쇼핑을 시청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