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에 올랐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등 해외 반도체기업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사업에서 기술 격차와 시장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
삼성전자는 7일 2022년도 정기 사장단인사를 통해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던 경 사장을 DS부문장 겸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그동안 삼성 전자계열사에서 삼성전자로 사장급 임원이 이동한 사례가 매우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 사장이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경 사장은 메모리반도체에 전문성을 갖춘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삼성전자에서 D램개발실, 플래시개발실 담당임원과 플래시설계팀장,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장 등을 거쳤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최고위급 보직인 DS부문장에 오르며 대표이사로 막강한 권한을 갖추게 된 만큼 앞으로 메모리반도체 성장전략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장단인사에서 새 시스템LSI사업부장으로 박용인 사장을 선임하고 강인엽 전 시스템LSI사업부장을 DS부문 미주총괄 사장에 임명하는 등 시스템반도체부문도 강화했다.
약 20조 원을 들이는 미국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공장 건설이 확정된 만큼 미국을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경 사장은 자연히 그동안 많은 경험을 쌓았던 메모리반도체사업에 좀더 무게를 두며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공산이 크다.
메모리반도체사업은 삼성전자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장기간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경 사장은 삼성전기 대표에 오른 뒤 주력상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호황기에 실적 증가폭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장용 MLCC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메모리반도체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적층세라믹커패시터 생산 효율성과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생산공정을 도입해 삼성전기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는데 그 성과를 인정받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경 사장이 삼성전기에서 경영 역량을 인정받은 리더로 반도체사업에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하며 부품사업 전반의 혁신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사업에도 기술 중심의 혁신을 활발하게 추진해 미국 경쟁사들의 압박과 중국 반도체기업들의 도전에도 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쌓는 데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D램사업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유지하며 첨단 미세공정 도입을 통한 생산 효율화 효과를 보고 있지만 미국 마이크론의 공정기술 개발 가속화에 맞서 기술 격차를 계속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 상황에 놓여 있다.
낸드플래시사업에서도 중국 반도체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등 경쟁사들의 3D낸드 생산 고입을 통한 원가절감 경쟁이 불붙고 있어 시장 점유율과 기술우위를 낙관하기 어렵다.
경 사장은 과거 삼성전자에서 최초의 3D낸드 개발에 기여한 메모리반도체사업 기술격차 확대의 주역으로 꼽힌다.
이번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선임을 계기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에 기술중심의 전략을 더욱 강화해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는 데 투자를 늘리는 등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 사장은 1963년 출생으로 50대에 삼성전자 대표이사에 오르며 중요한 의사결정과 사업전략 지휘를 책임지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대의 본격적 개막을 알리는 세대교체 인사의 대표적 인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함께 선임된
한종희 삼성전자 세트부문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와 힘을 합쳐 삼성전자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진행할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에도 반도체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하거나 연구임원 선임을 늘리는 등 경 사장의 기술중심 기조가 반영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를 대비한 도전과 혁신을 이끌 인물을 세트사업과 반도체사업 부문장으로 각각 내정하는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구도 아래 진용을 새롭게 갖춰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