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을 대표하는 개포지구 재건축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맞붙는다.
두 건설사는 주택건설 시장에서 각각 '삼성'과 '현대'를 대표하는 얼굴로 업계 수위를 다퉈온 만큼 이 지역 재건축분양에서도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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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왼쪽)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
삼성물산이 개포지구 재건축아파트 분양에 먼저 나선다. 삼성물산은 3월 중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분양한다.
35층 높이로 모두 23개 동, 1957세대 규모의 단지다. 전용 49~182㎡의 6개 평형으로 구성되며 입주는 2019년 1월로 예정돼 있다.
84㎡ 105가구, 99㎡ 103가구, 113㎡ 39가구, 126㎡ 47가구 등으로 중대형 물량이 많은 편이다. 일반분양분은 396가구(49~126㎡)이며 분양가는 3600만~3800만 원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 개포지구는 입주 30여 년 만에 재건축을 통해 '강남 속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미 일부 단지는 이주를 마치고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삼성물산은 2단지와 개포시영 2개단지 시공사로 선정됐다. 개포주공 3단지는 현대건설이, 4단지는 GS건설이 각각 따냈으며 1단지는 사업시행인가 신청단계로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현재까지 5개 단지 가운데 2개 단지 시공사인 만큼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을 개포지구의 간판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프리미엄’ 아파트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고급스러운 문주를 도입하고, 예술성과 조형미를 가미한 외관을 사용하기로 했다. 천정형시스템 에어컨이 기본으로 제공되며 대형 평형에는 벽난로도 꾸며진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호텔신라와 삼성웰스토리 등 계열사와 협업도 선보인다. 1200평 규모의 운동시설과 호텔급 수준의 게스트하우스, 조식서비스, 요리교실 등 입주민 서비스를 한 단계 끌어올려 특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조식서비스는 삼성그룹 급식업체인 웰스토리가 제공하고 단지내 커뮤니티 시설은 신라호텔이 운영을 맡게 된다.
현대건설은 2단지와 맞붙은 3단지 재건축아파트 분양에 나서는데 고급화 전략을 내걸고 있다. 현대건설은 6월에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는 '개포주공3 THE H(가칭)'를 일반분양한다. 모두 1320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73가구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월 서울 반포동 삼호가든 3차 재건축에 프리미엄 아파트브랜드 ‘디에이치’를 처음 선보였다.
개포 3단지는 현대건설이 디에피치 브랜드를 적용하는 두 번째 단지다. 디에이치는 기존 힐스테이트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현대건설이 내놓은 고급브랜드로 3.3㎡ 분양가가 3500만 원 이상 단지에만 적용된다.
삼성물산과 현대물산의 개포지구 재건축 성과는 압구정동 등 앞으로 줄줄이 시작되는 강남구 재건축 수주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개포지구 아파트재건축 사업에서 이처럼 고급화 전략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이후 순차 분양에 나서는 GS건설(개포주공 4단지)과 현대산업개발(개포주공 1단지 컨소시엄)도 품질경쟁을 더욱 뜨겁게 펼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의 고급화 승부수가 분양시장에서 통할 경우 분양가격 책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포지구는 강남구에서 마지막 남은 '알짜' 저밀도 지구”라며 “대형 건설사들이 지역 대표브랜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품질 고급화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