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 유통BU장 부회장이 유통사업을 통합법인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하나의 조직’으로 묶으며 ‘1인 CEO’로서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강 부회장은 롯데쇼핑 각 사업부문의 후선조직을 기존 롯데백화점 조직을 중심으로 통폐합한 HQ(헤드쿼터) 조직을 만드는 등 롯데쇼핑 조직개편을 실시한다.
▲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 유통BU장 부회장. |
강 부회장이 직접 롯데쇼핑 전체의 재무, 기획전략, 지원본부, 정보보호, 홍보 등을 총괄하면서 실질적 1인 통합 대표이사체제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HQ조직은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H&B), e커머스 등 5개 사업부의 시너지작업 등을 총괄한다.
기존 조직이 HQ로 통폐합되면서 중복된 업무를 맡던 임원들은 영업현장으로 배치해 현장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롯데 유통부문이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각 계열사 대표체제를 통합법인 아래 사업부장체제로 바뀐 만큼 기존 계열사 대표들이 나눠 들고 있던 전략, 마케팅, 경영지원 등의 권한도 강 부회장이 들고온 셈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 롯데지주체제를 꾸린 뒤 유통BU부문을 만들며 유통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 확보 및 사업통합 등을 추진했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
유통BU부문을 꾸린 뒤 롯데쇼핑 아래 있는 각 사업부문들의 재무와 홍보, 커뮤니케이션 등의 조직은 상당부분 통합됐지만 다른 사업부문의 유기적 조합은 그동안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장단회의에서 “롯데 성장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유통부문과 화학부문의 실적 하락과 내부에서 ‘잘 되겠지’ 하는 적당주의가 이대로 가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날선 비판을 한 것과도 맞닿아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인사에서 통합 대표이사를 맡으며 실권을 쥔 강 부회장이 빠르게 조직을 손질해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닥도 할 수 있다.
의사결정체제도 단순화됐다. 기존 ‘팀-부문-본부’체계를 각각 ‘팀-본부’, ‘팀-부문’으로 바꿔 각 사업부별로 흩어져있어 중복되던 보고라인을 정비했다.
강 부회장이 통합 대표이사를 맡으며 그동안 각 계열사 대표가 따로 사업계획과 인사 등을 결정할 때와 비교하면 의사결정구조가 단순화된 데 이어 더욱 중앙집권적 보고체계를 마련됐다.
기존 롯데그룹 BU체제가 비판받던 ‘옥상옥’을 없애는 것과 동시에 강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보고체계가 마련된 셈이다.
강 부회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처음 서게 될 시험대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롯데 유통부문의 온라인몰 통합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상반기에 주요 유통 계열사 7곳의 온라인몰을 통합한 ‘롯데ON’을 정식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그동안 사업부문 사이에 눈치보기에 순조롭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유통BU가 각 사업부문이 하나의 조직으로 본격적으로 재편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강 부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롯데 유통부문의 체질개선을 이끌어갈 채비를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