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영결식에서 운구 차량이 장지로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12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대강당에서 천주교식 절차에 따라 소박하게 진행됐다.
유족들은 생전 김 전 회장이 소박한 장례를 바랐던 만큼 300여 개 자리가 놓인 강당에 영정과 꽃장식만 놨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친인척, 전직 대우 임직원만 참석했다.
나머지 2천여 명의 조문객은 강당 밖 복도에서 영결식 중계영상을 보며 고인을 추모했다.
영결식은 묵념으로 시작한 뒤 김 전 회장의 살았을 때 목소리를 담은 영상 ‘언(言)과 어(語)’가 30분 동안 상영됐다.
김 전 회장의 육성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김 전 회장은 생전 인터뷰에서 “대우의 사훈인 ‘창조’, ‘도전’, ‘희생’ 이 세 가지에는 우리의 진정성이 담겨 있다”며 “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는 세계로 나갔고 시도해보지 못한 해외 진출을 우리가 처음으로 해냈다”고 말했다.
대우 마지막 사장이었던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이 애도의 글을 읽었고 손병두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추도사로 뒤를 이었다.
장 회장은 “김 전 회장은 35만 명의 대우 가족과 모든 국민이 기억하고 인생의 좌표로 삼기에 충분했다”며 “김 전 회장은 대우가 위기를 맞은 뒤 명예회복을 하려는 대신 젊은 인재들을 키우는 데 여생을 바치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길을 찾고자 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손 전 상근부회장은 “김 전 회장은 한국이라는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인간이 꿈꿀 수 있는 곳은 얼마나 많은지로 머릿속에 생각이 꽉 찬 사람이었다”고 되돌아 봤다.
추모사 뒤에는 장례절차로 천주교식 종교행사가 진행됐다.
참석자 모두가 ‘대우 가족의 노래’를 부르는 순서도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유족을 대표해 김 전 회장의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이 추모사를 했다.
김 부회장은 “아버지는 항상 바쁘고 자주 옆에 있진 않았지만 늘 자랑스러웠다”며 “마지막 가는 길을 보며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김 전 회장의 손자가 영정을 들고 운구차량으로 이동했다.
김 전 회장의 부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남 김선협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등이 뒤를 따랐다.
김 전 회장의 장지는 충청남도 태안군 선영이다. 김 전 회장은 9일 오후 11시50분 지병으로 사망했다.
김 전 회장은 천주교 신자로 세례명은 바오로다. 11일 천주교식 입관예절이 치러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