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의 임원들을 대거 젊은피로 물갈이했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임원인사 시기를 앞당기고 젊은 임원들을 발탁했다. 권 사장이 3분기부터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그룹은 30일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3사의 임원 인사들 실시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기존 임원 승진자 29명, 신임 상무보 승진자 37명이 나왔다. 기존 임원 25명은 퇴임했다.
새로 상무보에 오른 신규 임원의 46%는 40대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위기극복을 위한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전 임직원이 더욱 노력해 하반기에 반드시 흑자를 실현하자는 의지를 다지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이번 임원인사로 조선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보여줬다. 기존 임원 승진자 29명 가운데 15명, 신규 임원 승진자 37명 가운데 17명이 조선사업본부에서 배출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주력사업인 조선업에서 재도약해 한국의 조선업 정상의 지위를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조선사업본부의 승진과 신규 선임이 큰 폭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의 이번 인사는 시기적으로도 파격적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임원인사는 통상 11~12월에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 여름휴가 전인 7월 임원인사를 실시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보여줬다. 권 사장이 이렇게 임원인사 시기를 앞당긴 것은 올해 들어 2분기에도 흑자전환에 실패한 만큼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흑자전환을 목표로 경영에 고삐를 죄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직정비에도 착수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분야별 사업대표가 책임경영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각 사업대표는 인사, 구매, 원가, 기획, 안전 등에 대해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지니고 독립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전 임원에게 자사주 매입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날 오전 현대중공업 주식 2억 원어치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업본부 대표회의에서 위기극복과 책임경영의 의지를 대내외에 적극 표명하기 위해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회사를 재도약시켜 주주가치를 높이고 책임경영을 실천한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