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ENM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방송채널 tvN의 탄탄한 역량과 시너지를 바탕으로 드라마시장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과 초록뱀미디어가 공동제작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tvN에서 최고 시청률 8.5%를 찍으며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CJENM,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드라마 장악력 재확인

▲ 허민회 CJENM 대표이사.


tvN과 스튜디오드래곤은 각각 CJENM 계열의 방송채널과 드라마 제작사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초록뱀미디어가 실질적 제작을 담당하고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비를 투입했다. 편성권과 방영권, 부가사용권 등도 스튜디오드래곤이 지니고 있다.

초록뱀미디어가 단독 제작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데도 스튜디오드래곤과 손잡은 배경에는 tvN의 존재가 영향을 미쳤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우수한 작품에 기반을 두고 tvN의 위상이 높아지자 다시 tvN이 제작사에게 도움을 주는 선순환 고리가 생겨난 것이다.

CJENM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분을 71.3% 들고 있으며 tvN은 CJENM 산하의 드라마 예능 채널로 둘은 ‘한 식구’다. 

초록뱀미디어가 10월 유상증자를 통해 6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 만큼 제작비용 때문에 협업을 선택했을 가능성은 낮다. 더욱이 초록뱀미디어에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도 소속해 있다. 

결국 tvN에 드라마를 방영할 수 있다는 점이 스튜디오드래곤과 공동제작을 하게 된 결정적 이유인 셈이다. 초록뱀미디어 관계자는 “스튜디오드래곤과 공동제작을 결정한 주요 이유는 tvN이다”고 말했다.

tvN이 드라마시장에서 이처럼 영향력이 커진 것은 CJENM이 기존 지상파 방송사들과 다른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효율성 등을 이유로 드라마 제작을 외주로 맡길 때 CJENM은 정반대로 자금과 인력을 대거 투입해 제작역량을 키워왔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렇게 키워진 CJE&M의 드라마사업 본부를 물적분할해 세운 회사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미스터 션샤인'을 쓴 김은숙 작가와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소속해 있는 회사 '문화창고', '화앤담픽쳐스', '케이피제이(KPJ)'를 모두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우수한 작가를 확보하는 것이 드라마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CJENM 관계자는 “드라마 편성에 계열사 작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좋은 작품을 고르다 보니 계열사 작품들을 선택했고 이 작품들은 누가 판단해도 탁월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