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사장 선임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후보군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정치권 등 외부 압력에 여전히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마지막까지 사장 최종 후보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곧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장 내정자를 뽑는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최종 후보자를 낙점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사장 후보군의 최종 면접이 연기되면서 이사회 일정도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직 임시 이사회 날짜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일정에 따라 임시 이사회 일정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6월에 대우건설 새 사장을 선임하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는 만큼 곧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대우건설 정관과 상법 등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수 있다. 주주총회를 소집하려면 이사회에서 주주총회 소집날짜가 정해져야 하는데 이사회부터 주주총회까지는 최소 2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대우건설은 적어도 5월 마지막 주 안에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사장 최종 후보를 확정한 뒤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 사장 선임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이사진은 3월 말에 정기 이사회를 열고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4월 초에 사장 공모를 내고 사장 선임 절차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4월19일 마감된 공모에 대우건설 출신뿐 아니라 외부인사를 포함해 모두 38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산업은행, 헤드헌팅기업 등과 협의해 5월 초에 후보군을 9명가량으로 좁혔다.
하지만 이 후보군의 명단이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으면서 여러 논란이 나왔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2016년 대우건설 사장 선임 당시에도 절차를 비밀리에 진행했는데 절차가 돌연 중단되는 등 선임절차에 외부압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낙하산인사’ 논란을 이겨내고 사장에 올랐던
박창민 전 사장은 최순실씨가 사장 인선 과정에 개입된 정황이 포착되자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도 청와대 유력 인사와 친분이 있는 인물과 유력 정치인 캠프에서 자문 활동을 한 인물 등이 사장 후보자로 거명되고 있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이 국책 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과거와 같은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전영삼 산업은행 자본시장부문 부행장과 양채열 산업은행 사외이사 등 산업은행측 인사 2명, 최규윤 우주하 대우건설 사외이사 2명,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원장 등 외부이사 1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됐다.
구성원 수로만 보면 산업은행이 최대한 대우건설과 외부의 시각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거 대우건설 사외이사들의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이 ‘윗선’의 뜻에 따라 박 전 사장을 최종 후보로 밀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한 독립성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전 부행장은 대우건설 매각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대우건설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계속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활동과 관련해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일정이 공개되면 사장 선임절차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위원회 측에서 정보를 전달해주지 않아 과정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