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200억 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검사 김양수)는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조 회장을 불구속기소한다고 23일 밝혔다.
조 회장은 그가 대주주인 효성그룹 계열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상장이 무산되면서 투자지분을 재매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자 그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 회사로부터 스스로의 주식가치를 11배 부풀려 환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179억 원가량의 손해를 떠안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대표이사였던 김모씨도 조 회장과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조 회장은 2008년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를 효성에 만든 뒤 조 회장 개인 소유의 미술품을 비싸게 사들이도록 해 12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2007∼2012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영화배우, 드라마 단역배우 등을 효성에 허위로 채용해 3억7천만 원가량의 급여를 허위로 지급하는 수법으로 약 16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02∼2011년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인포메이션에서 근무하지 않은 인물에게 12억4천만 원의 급여를 허위로 지급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배임액수가 가장 큰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관련 혐의의 경우 사실상 조 회장의 개인회사에서 손해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기소를 결정했다.
다만 조 회장이 받고 있던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는 구체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은 조 회장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효성그룹의 건설사업 유통과정에 유령회사를 끼워 넣어 ‘통행세’를 받는 방식으로 1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잡고 수사해왔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의 측근이자 유령회사 대표인 홍모씨의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효성은 “문제된 사안에 관해 충분히 소명했는데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 향후 법정에서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효성은 “이번 검찰수사는
조현준 회장의 동생인
조현문 변호사가 사익을 위해 홍보대행사 대표와 공모하고 가족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경찰의 수사권을 이용하려고 기획한 것”이라며 “법원도 이 홍보대행사 대표의 범죄혐의를 인정해 2심에서 법정구속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