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GM 내수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르노코리아는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각사>
한국GM이 국내 생산 판매 모델을 계속해 줄이고 직영 서비스센터까지 폐쇄하면서 내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반면 르노코리아는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며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전임 대표이사 사장인 스테판 드블레즈 시절부터 시작된 ‘한국 시장 키우기’를 니콜라 파리 사장이 넘겨받아 판매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데 반해 한국GM은 헥터 비자레알 사장이 이끈 2년반 동안 국내 사업이 오히려 크게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의 내수 판매량이 앞으로 더 큰 차이로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이 최근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문제로 노사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필랑트 신차를 출시하며 판매 흥행몰이에 나섰다.
이에 비해 한국GM은 지난 1월15일 국내 직영 서비스센터 9곳을 공식 폐쇄하면서 수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한국GM은 직영 서비스센터를 폐쇄하면서 협력 서비스센터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GM 노조에 따르면 전국 협력 서비스센터 380여 개 가운데 대형 서비스센터는 20곳 정도다. 나머지는 매우 영세한 규모로 운영 중이다. 소비자가 협력 서비스센터에 연락해 수리 가능 여부를 문의하면 다른 센터를 찾아보라고 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입고와 수리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도 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전국에 직영 서비스센터 7개를 운영 중이다.
한국GM은 헥터 비자레알 사장이 2023년 8월부터 이끌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판매 실적 성장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수출로 낸 성적일 뿐 국내 사업은 오히려 크게 후퇴했다.
▲ 르노코리아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필랑트'.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가 매년 급감했을뿐 아니라 노조와 관계도 악화했다. 헥터 비자레알이 사장을 맡은 2년 반 동안 철수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국내 소비자 인식도 나빠졌다.
한국GM 준대형 트럭 콜로라도 중고차 구매를 고민했다는 A씨는 “콜로라도는 서울 직영 서비스센터말고는 수리가 가능한 곳이 수도권에 몇 곳 없다고 들었다”며 “직영 서비스센터가 없어졌고, 수리를 위해 수도권 다른 지역까지 이동하고 싶지 않아 구매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도 한동안 신차를 내놓지 않고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한 때 철수설이 불거진 적이 있지만, 2022년 3월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분위기 180도 바뀌었다.
드블레즈 사장은 사명과 엠블럼까지 바꾸고 새출발을 선언했다. 부산 공장을 글로벌 거점으로 점찍고 전기차 생산과 신차 출시 계획도 공식화했다.
2024년에는 4년 만에 내놓은 신차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랑 콜레오스'가 흥행하면서 내수 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
르노코리아는 2024년 국내 시장에서 3만9816대를 판매했다. 2023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80.6%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판매량 5만2271대로 KG모빌리티(KGM)까지 누르고 국내 완성차 제조사 가운데 판매량 3위에 올랐다.
한국GM은 2023년만 해도 내수 시장에서 3만8306대를 팔며 르노코리아보다 73.7% 더 높은 판매량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36.1% 감소하며 르노코리아에 판매량 4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에도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판매량은 2024년보다 39.4% 감소한 1만4842대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 판매 순위에서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9월 선임된 니콜라 파리 사장이 스테판 드블레즈 전략을 이어받아 국내 판매량 늘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새로 출시한 준대형 SUV 필랑트가 소비자로부터 기대를 모으며, 올해 연간 판매량도 2025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13일부터 시작된 필랑트 사전 계약 건수는 최근 7천 대를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등 소비자가 선호할만한 신차를 내놓지 않는 이상 르노코리아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에서 소비자에 믿음을 주고 있는 르노코리아와 끝없는 철수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GM의 위상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