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유진 한샘 대표집행임원 사장이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강화 전략'으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 매출 확대와 같은 성과에도 리하우스(리모델링) 부문 적자 전환 등 겉으로 드러난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김유진 꺼낸 한샘 'B2C 강화 전략' 힘 못 쓰네, 실적 앞길에 암울한 전망만

▲ 김유진 한샘 대표집행임원 사장이 내세운 'B2C 강화' 처방이 영업이익 두 자릿수 감소라는 성적표로 돌아왔다.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과 주택 인허가 감소에 따른 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B2B) 수요 회복까지 불투명해지며 성장동력 부재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한샘의 실적 흐름을 살펴보면 김유진 사장이 꺼내들었던 B2C 경쟁력 강화라는 전략이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상장기업 분석기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샘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1조8208억 원, 영업이익은 247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20.8% 감소하는 것이다.

김 사장이 지난해 B2C 경쟁력 제고에 힘을 썼지만 이러한 전략이 수익성 개선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한 탓이 커 보인다.

B2C 부문만 보면 외형적으로는 성장했다. 

키친 분야의 핵심 라인업인 '유로키친'의 지난해 3분기 매출 비중은 1년 전보다 5% 증가했고 프리미엄 키친 브랜드 '키친바흐' 매출도 44% 뛰었다. 지난 9월 진행된 할인 행사인 '쌤페스타'에서는 핵심 상품을 전략적으로 노출하면서 일평균 주문액과 계약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수익성은 부진했다. 한샘은 지난해 1~3분기 리하우스 부문에서 영업손실 82억 원을 냈다. 2024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 규모가 6배 넘게 커졌다.

B2C에 포함된 홈퍼니싱 사업도 성과가 좋지 않았다. 홈퍼니싱 사업에서는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 73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24년 같은 기간보다 42.5% 줄어든 수치다.

B2B 부문까지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결국 한샘 전반적으로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한샘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5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43.4% 감소했다. 

앞서 김 사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B2B 시장 상황이 좋지 않자 B2C 시장 경쟁력 강화에 힘 쏟았다.

김 사장은 2025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당사는 리모델링과 가구 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며 홈 리딩 산업 내 선도 브랜드로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의 사업은 크게 리하우스와 홈퍼니싱, B2B(기업 사이 거래) 등 3가지 축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리하우스와 홈퍼니싱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B2C 영역인데 김 사장의 발언은 이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한샘은 B2C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품·유통·마케팅 전반에서 구조 개편에 나섰다. △핵심 제품군 중심의 포트폴리오 조정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오프라인 플래그십 구축 △마케팅 활동 고도화가 그 중심축이다.

결과적으로 '유로키친', '키친바흐' 등 브랜드의 매출이 늘어난 점 등은 브랜드 경쟁력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수익성이 뒷걸음질했다는 점을 보면 B2C만으로는 실적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 앞에 놓인 길은 더욱 험난해 보인다. 당장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육박하는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샘은 핵심 원자재인 목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환율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다.
 
김유진 꺼낸 한샘 'B2C 강화 전략' 힘 못 쓰네, 실적 앞길에 암울한 전망만

▲ 20일 오후 3시30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78.1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정규거래 마감 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산림청의 2024년 통계를 보면 한국은 전체 목재 이용량 2741만 ㎡ 가운데 수입 목재 비중이 80.4%(2123만 ㎡)에 이를 정도로 수입 목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목재는 국제 시장에서 공급·가격 변동성이 큰 원자재로 꼽힌다.

B2B 부문 시장 전망은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다. 주택사업 경기 전망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2026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보다 11.3% 감소한 38만6천 가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인허가·착공 규모는 가구 시장의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활용한다.

이미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주택 착공 물량도 30만3천 가구로 직전 5년(2017~2021년)간 평균 착공 물량인 52만7천 가구보다 22만4천 가구가 줄어든 상황이다.

신규 분양 감소와 입주 지연이 겹치면서 가구 업체의 B2B 물량 반영 시점도 자연스럽게 늦춰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한 것도 가구 수요 회복을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제 적용 지역이 확대되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거래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이에 입주나 이전, 교체로 이어지는 B2C 가구 구매 수요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부터 가구 업체들은 주택 분양·입주 물량이 둔화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며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고환율 등이 이어지며 업황 회복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