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탄 추진장약 미국 생산 추진, 손재일 무기 수출 거점과 흥행카드 늘린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포탄용 추진 장약 현지 생산으로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유럽에 이어 북미로까지 지상 무기 수출 거점을 확대하면서, K9 자주포에 이어 포탄용 추진 장약으로 방산 흥행을 노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포탄용 추진 장약 현지 생산으로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장이 유럽에 이어 북미까지 지상 무기 수출 거점을 확대하면서, K9 자주포에 이어 포탄용 장약으로 방산 흥행을 노리고 있다.

24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미국 현지에서 155밀리미터 포탄용 추진장약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타당성 조사는 고위험 기초 화약소재인 니트로글리세린을 포함해 추진제와 장약 등 탄약 밸류체인 전반을 미국 내에서 일괄 생산하는 방안에 대한 것이다. 

기존에는 국내서 제조한 원료 화약을 미국 현지로 수출하는 방식이었으나, 향후에는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공정을 미국 내에서 수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같은 계획은 미국의 방산 공급망 현지화 요구와 함께 세계 탄약 수요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2025년 6월 기준 생산 주체와 방식, 부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은 단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추진 장약 미국 공장 설립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대외 공개가 어렵다”며 “다만 미국과 유럽 상황으로 미뤄볼 때 155밀리미터 포탄용 탄약 공급량을 확대하는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탄약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말까지 연간 170만 발, 2025년에는 250만 발의 탄약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 생산량이 50~60만 발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미국도 자국 내 탄약 생산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39구경장 자주포를 52구경장 이상 차세대 자주포로 교체하는 한편 155밀리미터 포탄의 월 생산량을 2026년까지 10만 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러한 시장 수요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약 1조3천억 원을 투자해 미국 내 추진장약 생산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공장은 포의 약실 내부에서 포탄을 밀어내는 고성능 화약인 추진 장약을 생산하는 설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탄 추진장약 미국 생산 추진, 손재일 무기 수출 거점과 흥행카드 늘린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탄약 장약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말까지 연간 170만 발, 2025년에는 250만 발의 탄약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방산업계는 실제 생산량이 50~60만 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계열사인 한화오션, 한화시스템과 함께 북미 통합법인 ‘한화글로벌디펜스’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인은 현지 방산 사업 전략 수립과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맡는다.

이번 미국 추진장약 공장 건설은 단순 생산 현지화 차원이 아니라, 한화가 참여 중인 미국 자주포 현대화 사업(SPH-M)을 겨냥한 공급망 구축 전략이기도 하다. 

한화는 차세대 자주포 K9A2 모델을 미 육군에 제안한 상태다. 추진장약 현지 생산은 차륜형 자주포와 함께 경쟁력 있는 패키지 제안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4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55.0%를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1분기 이미 수출 비중이 65%에 달한 상황으로, 올해 방산 수출 비중은 6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선제적 투자와 기술력 확보를 통해 미국 방산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미국뿐 아니라 중동,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