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직전 GKL 사장 된 윤두현, '알박기 인사' 논란에 이재명 정부서 믿을 것은 오직 실적뿐

윤두현 그랜드코리아레저 대표이사 사장은 윤석열 정부가 계엄 사태로 위기를 맞기 직전인 2024년 12월2일 임기를 시작한 인물이다. <그래픽 씨저널>

[비즈니스포스트] 윤두현 그랜드코리아레저 대표이사 사장은 윤석열 정부가 계엄 사태로 위기를 맞기 직전인 2024년 12월2일 임기를 시작한 인물이다. 임기 만료일은 2027년 12월1일이다.

YTN 기자 출신으로 언론계에서 경력을 시작했지만 2014년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언론홍보담당관을 지냈으며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원내부대표를 역임하는 등 여권의 핵심 인사로 활동해 온 ‘정치인 출신’ 공기업 사장이기도 하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10일 윤석열 정부의 ‘알박기 인사’가 논란이 될 수 있다며 지난해 12월 이후 선임된 인사의 예시로 윤두현 사장을 들었다. 

◆ 법적으로 보장된 3년의 임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돼 온 공공기관장 ‘사퇴 압박’

GKL 사장직은 과거부터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 인사들이 맡아온 자리로, 정부의 성향에 따라 수장이 교체되는 일이 잦았다. 윤두현 사장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임명된 인물이다. 

정치적 배경이 뚜렷한 윤 사장이 임기 3년을 온전히 채우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거치면서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공공기관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사법적으로 제동이 걸릴 수 있게 됐지만, 정책 기조가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자진사퇴를 한 전례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건을 비판했던 국민의힘 역시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서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대해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다만 윤 사장의 전임 사장인 김영산 전 GKL 대표이사 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2024년 임기 만료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영산 전 사장은 한국카지노관광협회 부회장을 지낸 인물로 주로 ‘정치적’ 자리로 분류되는 역대 GKL 사장들 사이에서 몇 안되는 업계 전문가 사장이기도 하다. 

◆ 이재명 정부와 불화 가능성, 과거 발언 재조명

윤두현 사장은 과거 국민의힘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이재명 대통령 및 더불어민주당과 여러 정치적 사안에서 갈등을 빚었다. 

2023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두고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야기를 "거짓 주장"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윤 사장은 2023년 7월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리 어민을 죽이는 거짓주장을 중단하라”라며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정치 입문 시기인 2014년 박근혜정부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에 임명될 당시부터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사이 대립을 불러왔던 인물이기도 하다.

금태섭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윤 사장을 두고 “지난 정권 때부터 정권눈치만 보는 전형적 해바라기형 언론인”이라고 비판했지만,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방송과 신문을 두루 경험해 언론과 정치영역을 잘 조율할 수 있는 인사”라고 옹호했다. 
 
계엄 직전 GKL 사장 된 윤두현, '알박기 인사' 논란에 이재명 정부서 믿을 것은 오직 실적뿐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특별위원회 위원장(왼쪽 두번째)가 2023년 9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 '김만배-신학림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전현직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김어준·주진우·최경영 씨를 고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1분기 GKL ‘깜짝 실적’, 카지노 업계 호황이 윤두현의 ‘우군’ 될까

한쪽에서는 국내 카지노 시장이 호황에 접어들고 있고 GKL 역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을 교체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윤 사장은 정치인 출신 코드 인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GKL은 2025년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냈다.

GKL은 2025년 1분기에 매출 1099억 원, 영업이익 202억 원을 냈다. 2024년 1분기보다 각각 12.2%, 45.6% 증가한 것이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GKL은 중국 지역별 담당 마케팅 직원을 지정하는 등 적극적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올해 기대 이상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경쟁사인 파라다이스, 롯데관광개발 역시 같은 기간 역대 최대 1분기 매출을 냈다는 점에서 GKL의 1분기 호실적은 업계 호황에 힘입은 것이고 GKL만의 ‘실력’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가 직접적으로 사퇴 압박을 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면서도 “이재명 정부에서 공공기관장과 정권의 임기를 맞추는 법 개정을 진행하고 있는만큼 ‘알박기 인사’와 단절을 명분으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