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인도 현지에서 생명보험 사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행보들을 보면 박 회장은 인도를 단순한 글로벌 사업 거점이 아닌 ‘제 2의 한국’으로 삼으려는 포석을 지닌 것으로도 분석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주 인도에서 왕성한 현지 행보를 보였다.
박 회장은 우선 현지시각으로 7일 인도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 역할을 확대한다는 '그룹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행사는 미래에셋의 쉐어칸 인수 100일 기념식을 겸했는데 박 회장은 미래에셋쉐어칸이 미래에셋 글로벌 패밀리로 합류했음을 축하하고 글로벌 사업 전략과 경영 철학을 공유했다.
박 회장은 축사에서 “미래에셋의 글로벌 금융 노하우와 미래에셋쉐어칸의 현지 네트워크를 전략적으로 결합해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인도 금융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주문했다.
미래에셋증권 인도 현지법인은 지난해 11월 현지 증권사인 쉐어칸을 인수하는 절차를 마치고 미래에셋쉐어칸으로 다시 태어났다.
미래에셋쉐어칸은 통합 이후 기준으로 고객 계좌 520만여 개, 130여 개 지점, 약 4400명 이상의 비즈니스 파트너 등 강력한 현지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 향후 인도 현지 5위 증권사 도약을 목표로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을 중심으로 사업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앞서 6일(현지시각)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이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성장과 글로벌 운용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이 세미나에서 인도시장 핵심 전략으로 △ETF 혁신 △인공지능 전환 △사모시장 확대를 제시하면서 “미래에셋 글로벌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인도를 인공지능 혁신 허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박현주 회장(맨 앞 줄 가운데)이 미래에셋쉐어칸 출범 100일을 맞아 '그룹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현지 주요 직책자 350여 명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제공>
이보다 앞서 2월 말에 미래에셋쉐어칸이 현지에서 ICICI 푸르덴셜 생명보험, HDFC 생명보험과 손잡고 생명보험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쉐어칸은 이를 통해 향후 연금 사업도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 회장의 이번 순방의 배경엔 단순히 자본시장 업계에서의 사업 확대를 넘어서 인도 현지 종합 금융그룹 도약이라는 더 큰 그림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동원증권에서 최연소 지점장이 되었다가 미래에셋캐피탈을 우선 설립한 뒤 자산운용->증권->생명보험 순으로 사세를 확장해 온 인물이다.
인도 미래에셋그룹은 쉐어칸을 인수 한 뒤 몇 달 되지 않아 바로 생명보험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것인데 한국에서의 성장 궤적을 그대로 따라가는 모양새다.
박 회장이 ‘한국 모델’을 인도시장에 직접 이식하면서 인도시장에 대한 그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올해 들어 전날까지 기준으로 인도증시 양대 지수인 니프티와 센섹스는 각각 5.28%, 5.52% 하락했다. 지난해 큰 폭 상승함에 따라 올해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마찬가지로 지난해 큰 폭의 상승을 보였던 미국의 나스닥(-10.40%)과 S&P(-6.12%), 일본의 닛케이(-7.78%)보다는 하락폭이 낮다는 점에서 인도증시의 방어력을 증명하고 있다.
인도는 전세계 인구 수 1위일 뿐 아니라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젊은 연령대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6.6%와 6.8%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