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극곰 한 마리가 해빙 위를 걸어가고 있다. <세계자연기금>
세계자연기금은 26일 북극곰의 날(2월27일)을 앞두고 기후위기로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는 북극곰의 현실을 조명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북극곰의 날은 다양한 환경단체와 국제기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국제 북극곰 협회(IBA)'가 2008년에 지정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2022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79년부터 2018년까지 40년 동안 북극의 전체 빙하량은 50% 이상 감소했다. 올해 1월 기준 북극 겨울 해빙 면적은 지난 30년간 평균 면적과 비교해 약 9% 감소했는데 이는 해빙을 주요 사냥터로 삼는 북극곰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극곰은 물개가 주식인데 물개들이 물 위로 올라와 휴식할 수 있는 해빙이 줄면 사냥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매년 10월이 되면 북극곰들은 겨울 해빙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캐나다 허드슨만 일대에 주로 모이는데 기후변화로 해당 지역에 얼음이 어는 시기도 계속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현재 허드슨만의 해빙이 얼지 않는 기간은 연평균 150일로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1.5도 높아지면 155일로, 2도 상승하면 170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세계자연기금은 기온상승이 지속된다면 2050년까지 북극곰 개체수가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자연기금 관계자는 “해빙 감소로 북극곰이 사람이 사는 마을까지 내려와 먹이를 찾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북극곰과 인간의 갈등이 심화돼 북극곰 개체수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계자연기금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부터 북극 지역 주민들과 협력해 북극곰 순찰대를 운영하며 마을로 내려오는 북극곰을 관리하고 불필요한 사냥을 방지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