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최근 신규수주를 연달아 따내며 일감확보에 청신호를 켜는 듯 했으나 수주가 예정됐던 프로젝트의 발주가 취소되는 등의 악재를 맞고 있다.

  박대영, 발주 연기로 삼성중공업 수주목표 달성 힘들 듯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7일 조선해양전문지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국영가스공사 게일(Gail)이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의 발주를 중단하는 대신 LNG선박을 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레이드윈즈는 “게일이 최근 글로벌 선사들로부터 15만~18만㎥급 LNG선박 4척에 대한 용선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게일은 앞으로 3년 동안 LNG선박을 용선한 뒤 1년씩 두 번에 걸쳐 용선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일은 애초 미국산 액화천연가스를 인도로 운송하기 위해 척당 2억 달러 규모의 LNG선박 9척을 발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선박을 만드는 것보다 빌리는 것이 경제성이 있다고 보고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게일과 LNG선박 수주협상을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게일이 발주계획을 변경한 탓에 신규수주 기회를 놓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게일로부터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게일이 미국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일정을 조정하면서 단기적 용선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애초 게일 프로젝트를 비롯해 2건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박 사장도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박 사장은 10월에 열린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에서 “올해 수주목표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았고 더 이상 하향조정할 의향이 없다”며 “코랄 프로젝트의 본계약을 올해 안에 체결할 수 있어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양프로젝트의 본계약 일정과 선박 건조계약의 취소 등을 감안할 때 삼성중공업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힘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 해양프로젝트(25억 달러)의 본계약을 올해 안에 체결하고 영국 석유기업 브리티시페트롤럼(BP)이 발주한 ‘매드독2’ 해양프로젝트(10억 달러)와 게일의 선박건조계약(8억 달러~12억 달러)를 수주하면 올해 최대 55억 달러의 일감을 수주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53억 달러)를 살짝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매드독2 프로젝트의 본계약은 내년 1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일까지 발주계획을 취소하면서 삼성중공업은 올해 모두 33억 달러를 확보하는데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선사들과 수 건의 LNG선박 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최종 수주실적은 33억 달러를 초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