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동화약품이 화장품 사업 영역을 넘어 미용기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졌다.
시장 진출의 핵심으로 여겨지던 미용기기 기업 인수가 불발되면서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의 사업다각화 의지가 강한 만큼 당분간 해외 진출에 힘을 쓰면서 미용기기와 화장품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을 꾸준히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사진)가 미용기기 업체 인수로 계획이 틀어졌지만 미용기기와 화장품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의 화장품 사업은 당분간 해외 진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용기기와 더마 화장품의 시너지를 노렸지만 연말 마무리하려고 했던 인수가 불발되면서 기존에 추진하던 해외 확장부터 차곡차곡 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동화약품은 올해 말까지 1600억 원을 투자해 하이로닉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실사 과정에서 발생한 이견 때문에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인수에서 손을 떼면서 9월6일 납입한 계약금 120억 원 반환도 요청했다.
동화약품의 하이로닉 인수 철회를 자금 사정과 사업 타당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9월 말 기준 동화약품의 현금성 자산은 221억 원이다. 하이로닉 투자에 들어가는 규모는 상당히 부담을 주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회사의 미용기기 사업 진출을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동화약품은 설명한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하이로닉 인수는 철회했지만 미용기기 기업 인수에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며 “사업다각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는 만큼 추가 인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윤 부사장은 줄곧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왔기에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판단된다.
2020년 인수한 척추임플란트기업 ‘메디쎄이’와 2023년 인수한 베트남 의약품 유통체인 기업 ‘중선파마’도 그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다고 알려져 있다.
▲ 동화약품의 기능성화장품 브랜드 '후시다임 더마 트러블' 제품. 왼쪽부터 후시다인 더마 트러블 밸런싱 토너와 후시다인 더마 트러블 버블 클렌저.<동화약품> |
동화약품은 미용기기와 화장품 사업을 연계한 글로벌 확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용기기는 해외 판매 비중이 높아 화장품과 동반 판매 시 브랜드 인지도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화약품은 10년 전부터 화장품에 공을 들여왔다. 2012년과 2014년 병·의원용 화장품 ‘인트린직’과 ‘레다’를 각각 출시한 데 이어 자체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2018년에는 활명수 성분을 활용한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활명'을 출시했고 2021년에는 후시딘 크림 성분을 활용한 기능성화장품 브랜드 ‘후시다인’을 내놨다.
활명은 2019년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와 계약을 맺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활명은 현재 판매를 중단했지만 후시다인은 동화약품의 화장품 대표제품으로 성장했고 2023년 론칭한 트러블 전문 브랜드 ‘후시다인 더마 트러블’는 올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는 일본에만 진출해 있지만 앞으로 진출 국가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동화약품은 화장품 마케팅 투자도 늘리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판매관리비(1317억 원)로 2023년 3분기보다 22.3% 늘어난 금액을 투입하면서 사업 강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