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전제품을 만들지 않는 애플이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가전, 모바일기기 등 다양한 인공지능(AI) 기기들을 하나의 운영체제(OS)로 묶어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산하는 전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미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자사의 모바일 기기와 가전, 인공지능(AI)을 하나의 OS로 통합, 스마트홈 플랫폼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의 연결성을 강화하며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마크 거먼 블룸버그 분석가는 14일(현지시각) 애플이 앞으로 2년 동안 ‘스마트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새로운 ‘홈 OS’와 스마트 디스플레이 등을 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연결성이 중요한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애플은 실내 가전 제품을 만들지 않고, 외부 연결을 통한 개방과 반대되는 닫힌 생태계를 추구해왔기 때문이다.
폐쇄적 생태계는 보안, 안정성 강화와 더불어 다른 경쟁사와 차별점을 만들며 애플 성장을 도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두고 “닫힌 생태계는 애플의 최고 성공 요인이었고,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스마트홈을 위해서는 생태계 개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전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애플이 집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기기와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열린 생태계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거먼 분석가 역시 애플이 홈팟, 애플TV 등 그동안 ‘홈 제품’에서 어려움을 겪은 원인으로 닫힌 생태계를 꼽았다. 그는 “(폐쇄적 생태계는) 소비자가 다양한 다른 제품과 연동하길 원하는 스마트홈에서 효과적 전략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방향성을 바꾸면서까지 스마트홈 시장을 노리는 것은 시장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스마트홈 시장은 올해 165조 원 규모에서 2032년 86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애플이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거먼은 “애플이 최근 ‘홈 에코시스템’ 팀을 구성하고 애플카 프로젝트에 참여하던 엔지니어를 투입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열린 생태계를 가진 것뿐만 아니라, 가전부터 모바일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며 이미 발빠르게 스마트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 삼성전자는 10월 초 미국에서 열린 '삼성개발자콘퍼런스 2024'에서 모든 AI 제품을 하나의 OS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삼성개발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AI를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부터 비스포크AI 가전제품까지 스마트홈에 활용될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또 최근엔 AI 기기를 연결하는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이케아의 가구와 연동하며 그 범위를 넓혔다.
삼성전자 스마트홈 제품을 하나의 OS로 묶는 통합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TV에 내년으로 예상됐던 통합 OS ‘원UI’ 업데이트를 지난 14일 진행했다. 또 내년 초로 예상됐던 모바일 OS ‘원UI 7’ 소비자 버전도 올해 안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최근 열린 ‘삼성개발자콘퍼런스 2024’에서 모든 AI 제품의 OS를 ‘원UI’ 하나로 통합하겠다고 밝힌지 12일 만이다.
원UI 7은 구글의 최신 OS 안드로이드15 버전을 바탕으로 개발되고 있다. TV, 냉장고 등 가전을 비롯해 스마트폰 등 자사 전자제품에 적용한 인공지능(AI)을 하나로 묶는 운영체제(OS)와 사용자인터페이스(UI)다.
이러한 원UI 통합은 삼성전자 스마트홈 생태계 확산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싱즈로 다른 기업 제품과도 스마트홈 연동이 가능하지만, 삼성전자 가전 구매자들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더 최적화되고 다양한 AI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번 TV 원UI 업데이트로 스마트폰과 TV가 연동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TV용 키보드나 마우스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사물인터넷(IoT)용 스마트싱즈와 AI 등 기능 활용도 모바일 기기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