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도시정비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날개를 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 이후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는데 최 대표가 사고 여파를 확실히 털어버릴지 주목된다.
 
HDC현대산업개발 도시정비 수주 시동, 최익훈 광주사고 여파 벗어날까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를 통해 과거 광주 사고 영향을 지워나간다.


1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조만간 마수걸이 수주(시공사 선정 기준) 이후 여러 사업장에서 일감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올해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하지 못한 HDC현대산업개발은 대전에서 처음으로 수주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SK에코플랜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전 동구 가양동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 조합은 15일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총회를 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가양동1구역 재개발사업은 대전 동구 가양동 176-14번지 일대 10만7468㎡ 규모 지역에 지하 4층~지상 35층, 공동주택 1560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공사다.

HDC현대산업개발과 SK에코플랜트는 2월 말부터 진행돼 온 이 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두 차례 입찰에 모두 단독으로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하반기에는 서울 강북권을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 시공권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동대문구와 강북구에서 각각 재건축사업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의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 사업 조합은 12일 수의계약을 위한 입찰을 마감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장안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95-1번지 일대 2만5244㎡ 규모에 지하 3층~ 지상 29층, 7개 동, 공동주택 746세대 및 판매시설 등을 조성하는 공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앞선 4일 서울 강북구 미아9-2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1차 입찰에도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 사업 조합은 7일 곧바로 2차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17일 현장설명회를 거쳐 8월2일까지 입찰 신청을 받는다.

미아9-2구역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 137-72번지 일대 10만2371㎡에 지하 5층~ 지상 25층, 22개 동의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1군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유일하게 관심을 보인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이 추가 수주를 달성할 사업지로 꼽힌다.

이 밖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은 4일 입찰참가 확약서를 제출한 서울 광진구 가양7구역 재건축과 함께 용산구에서 산호아파트 재건축,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재개발 등에서 꾸준히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3년 만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연간 도시정비 신규수주 반등을 노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연간 도시정비 신규수주 규모를 보면 2020년 6900억 원에서 2021년 1조5천억 원으로 뛴 뒤에 2년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2022년에 1조307억 원으로 3분의 1가량 축소된 뒤 지난해에는 1794억 원 규모의 서울 영등포구 삼성아파트 재건축사업 1건의 시공권만 확보하는 데 그쳤다.

올해 HDC현대산업개발이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들의 총공사비를 보면 가양동1구역 재개발사업이 7천억 원 안팎, 장안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이 2600억 원 안팎, 미아9-2구역 재건축사업이 6005억 원이다.

컨소시엄을 꾸린 가양동1구역과 미아9-2구역에서 지분을 절반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이 사업장 3곳에서만 9100억 원가량의 수주가 예상된다. 시공 지분을 다소 적게 잡아도 지난해보다는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최 대표가 다시 한번 1조 원 이상으로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대하면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영향에서 확실히 벗어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시정비사업은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요소인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주 감소는 광주 사고가 배경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2022년에 이미 영업을 진행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수주를 추진한 가운데 지난해에는 사고 수습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더욱 집중한 모양새다.

최 대표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광주 화정아이파크 재시공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최선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부터 화정 아이파크 현장을 철거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지상층 전면 철거와 1~3층 상가층을 제외한 주택층 철거 사이에서 입주예정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입주예정자들이 정밀안전진단 뒤 이상이 없다는 전제 아래 상가층 유지를 결정하면서 갈등을 봉합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도시정비 수주 시동, 최익훈 광주사고 여파 벗어날까

▲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주가 유력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조감도. <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


HDC현대산업개발은 디벨로퍼(개발사업자)를 표방하며 자체 주택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도시정비사업 일감은 여전히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수주잔고는 2020년 28조4577억 원에서 2021년 33조348억 원으로 늘어난 뒤 2022년 31조6430억 원, 지난해 30조4052억 원까지 감소했다. 도시정비 신규수주와 흐름을 같이하고 있는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수주잔고에서 도시정비사업이 포함된 외주 주택부문이 비중은 여전히 55% 안팎으로 가장 높다. 자체 주택부문은 최근 2년 동안 10조 원가량의 수주잔고를 유지하며 34%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는 연간 전체 수주 목표치를 제시한 뒤 2년 연속으로 약속을 지킬 가능성이 높인다는 의미도 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과 수주 목표치를 공시했다. 2022년 최 대표 선임 이후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최 대표는 지난해 2조6784억 원을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 2조816억 원을 29% 초과 달성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었음에도 목표 설정 첫해를 성공적으로 보낸 셈이다. 올해는 지난해 실적보다 2조 원 이상을 높인 4조8529억 원을 수주목표로 잡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미 1분기에 연간 계획의 36%(1조7206억 원)를 채우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수천억 원대 도시정비사업 일감을 더하며 올해도 연간 목표 달성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강북 핵심사업지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아이파크의 경쟁력을 선보일 것”이라며 “향후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에도 관심을 가지고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