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썸이 기업공개의 성공을 위해 신중한 경영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빗썸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원 대표이사체제를 유지할지 주목된다.
이 대표가 그동안 기업공개 작업을 이끌었고 가상화폐 호황기를 맞아 실적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는 만큼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6일 빗썸에 따르면 이 대표는 5월30일 2년 임기가 끝난다. 이 대표는 빗썸에서 글로벌실장, 경영자문실 고문 등을 거쳐 2022년 5월 대표이사가 됐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빗썸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사진)가 5월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으나 기업공개 작업과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고려했을 때 연임 가능성이 커 보인다. |
빗썸은 2020년에도 기업공개를 추진했으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의 사기 혐의 검찰 수사 등으로 불가피하게 기업공개를 미뤘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이 전 의장이 사기 혐의에 대한 2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으며 사법리스크가 일단락되자 빗썸은 지난해 11월 기업공개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빗썸의 숙원 사업인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3월 인적분할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빗썸을 신사업을 하는 지주회사와 거래소사업을 하는 사업회사로 나눠 사업회사를 상장시키겠다는 것인데 지금은 계획을 잠시 미뤄뒀다.
7월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앞두고 이용자 보호를 위한 시스템 개선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빗썸이 향후 다시 인적분할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기업공개 전략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이 대표를 교체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 대표가 과감한 수수료 정책을 통해 실적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도 연임을 점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가상화폐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크립토윈터(가상화폐 겨울)’를 맞아 실적 부진을 겪자 지난해 10월 거래소의 수입의 전부인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빗썸은 무료 수수료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한때 업비트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 2월 수수료 무료 정책을 끝내면서 업비트에 다시 점유율이 밀리기는 했으나 점유율을 정책 시행 이전보다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 들어 가상화폐시장이 활황기를 맞아 거래가 크게 늘어난 만큼 빗썸은 무료 수수료 정책 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정훈 전 의장의 빗썸 이사회 복귀가 미뤄진 상황도 이 대표의 연임을 유력하게 보게끔 하는 대목이다.
올해 3월 빗썸 주주총회 안건으로 이 전 의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오르자 일각에서는 이 전 의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가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도 연임론의 무게가 실리는 요인이다. |
하지만 주총 당일 이 전 의장이 이사 선임을 고사하면서 안건은 철회됐고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이 전 의장의 결정을 두고 당장 경영에 복귀하기보다는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이 대표가 2007년 이 전 의장이 만든 게임아이템 거래소인 아이템매니아에서 최고운영책임자로 일했던 인연 등을 놓고 볼 때 이 전 의장이 경영 일선에 직접 나서기 전까지 이 대표 체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IT 전문성과 글로벌 경영능력, 가상화폐업계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0년 태어나 인하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LGCNS에서 IT 컨설턴트로 일했고 아이템매니아 최고운영책임자로 일했다. 빗썸에 합류한 뒤에는 글로벌실장, 경영자문실 고문 등을 역임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