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삼성전자 AI반도체서 TSMC 제친다", 메모리-파운드리 시너지 주목

▲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와 메모리반도체, 패키징 기술력을 모두 갖춰 TSMC와 인공지능 반도체 경쟁에서 앞서나갈 것이라는 로이터의 전망이 나왔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이른 시일에 TSMC를 제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왕좌’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로이터의 전망이 나왔다.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와 메모리반도체를 모두 자체 설계하고 생산해 조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 경쟁에 유리한 위치에 놓였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9일 “인공지능 반도체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객사들이 여러 협력사를 찾아다니는 대신 삼성전자에서 인공지능 반도체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멀지 않은 시점에 인공지능 반도체 리더로 평가받는 TSMC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TSMC는 현재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업체의 위탁생산 물량을 사실상 독점하며 큰 수혜를 보고 있다.

대형 IT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데이터서버 구축을 위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TSMC가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가동률을 높여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에 걸쳐 파운드리 분야로 사업 다변화를 시도했지만 TSMC의 지배력에 타격을 입히는 데 대부분 실패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부동의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데 고전하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런 상황이 곧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공지능 반도체에서 뛰어난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반도체 파운드리뿐 아니라 패키징 기술도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패키징은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합치는 공정이다.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성능 및 전력효율을 높이는 데 핵심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로이터 "삼성전자 AI반도체서 TSMC 제친다", 메모리-파운드리 시너지 주목

▲ 삼성전자의 3D 반도체 패키징 기술(우측) 안내 이미지. <삼성전자>

로이터는 TSMC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선두주자에 해당하지만 시스템반도체 제조 기술밖에 확보하지 못했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를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해 하나의 패키지로 조립하는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는 차별화된 장점을 갖추고 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3D 패키징 기술이 TSMC와 비교해 기술적 우위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TSMC는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완전히 수직으로 쌓는 패키징 기술을 상용화하지 못 한 반면 삼성전자는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를 모두 대량생산하고 이를 더 나은 방식으로 패키징해 공급할 수 있다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패키징 방식이 단가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위축과 가격 하락으로 전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올해는 메모리 업황 회복세가 본격화되며 강력한 실적 반등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응해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와 고사양 메모리, 패키징 기술 연구개발 및 생산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셈이다.

로이터는 “반도체 공급 과잉 우려가 점차 해소되면서 삼성전자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확보하는 데 더욱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