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레드백' 호주에서 독일 장갑차 꺾어, 김동관 'K-방산' 글로벌 진출 선봉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장갑차 레드백(사진)이 호주군 현대화 사업에서 보병전투차량 우선협상대상 기종에 선정됐다. 사진은 레드백 기동 장면.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정부 보병전투차량(IFV)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미래형 궤도장갑차 ‘레드백(Redback)’을 앞세워 국내 방산기업 최초로 ‘수출형 무기체계’를 갖고 선진 방산시장에 진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군 현대화 사업인 ‘랜드400 페이즈3(LAND 400 Phase3)’ 보병전투차량 최종 후보 2개 가운데 레드백이 우선협상대상 기종에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호주군이 1960년대에 도입한 미국제 M113 장갑차를 교체하기 위한 사업이다. 호주군은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2027년 하반기부터 레드백 129대를 순차 배치한다.

당초 이번 도입 사업에는 글로벌 방산기업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에이젝스’, 영국 BAE 시스템스의 ‘CV90’,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가 레드백과 경쟁했고 2019년 9월에 레드백과 링스 2개 기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출용으로 최초로 기획·개발한 무기체계인 레드백은 자주포와 장갑차 등 지상장비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으로 개발됐다.

통상 국내 군의 필요에 맞춰 개발하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해외 수출을 목표로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을 빠른 시일 내에 맞춰 전략적으로 공급하는 수출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도 이번 수주전에서 한국기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했다.

방위사업청과 육군은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의 일환으로 2022년 4~5월 레드백을 시범 운용해 △기동성 △운용편의 △전술운용 등을 시험했다.

국가안보실도 대통령 직속의 ‘방산 수출 컨트롤 타워’를 설립하고 수출을 지원했다.
 
정부는 창원 생산시설도 찾아 수출을 격려하고 자유진영의 우방국들과의 외교를 강화해 이번 수주를 지원했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김동관 부회장은 그동안 이어온 글로벌 방산 수주 확대 기조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서 우방국의 국가 안보 강화를 통한 세계 평화와 국제 정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K-방산의 해외진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1년 12월 호주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에 레드백 장갑차 수출도 달성하게 됐다.
 
이번 계약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레드백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중인 H-ACE 공장에서 생산된다. H-ACE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형 K9 자주포인 헌츠맨 AS9과 탄약운반차인 AS10을 생산하는 곳으로 2024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레드백의 수출을 지원해준 국방부, 육군,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호주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 등 선진 방산시장 공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찬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