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1년 재계와 얼마나 소통했나, 대통령·장관 5대그룹 방문 순위는

윤석열 정부가 올해 들어 재계와 소통을 넓히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은 현대자동차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정부가 올해 들어 재계와 소통 폭을 확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열흘 만에 삼성전자를 방문했으나 이후 5대 그룹 사업장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올들어 SK, 현대차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6일 정관계와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을 포함해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이 1년 동안 5대그룹 가운데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은 현대자동차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두 차례를 포함해 부총리와 장관 등이 모두 8번 현대차를 방문했다.

지난해만 해도 현대차그룹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월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와 11월 광명 기아오토랜드를 2번 방문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5월 기준으로 벌써 6번이나 장관급 이상 방문이 이뤄졌다.

최근 전기차 등 미래차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통상분야 불확실성 등으로 자동차분야에서 민관 협력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윤석열 정부와 현대차그룹의 스킨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3월9일 처음으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찾았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 참석한 뒤 울산공장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으로부터 수출과 생산 현황을 안내받았다.

윤 대통령은 4월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국내 최초로 조성되는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인 경기도 화성 기아오토랜드 기공식에 참석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달라고 독려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올해 5월9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전기차 세제지원 등을 약속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진 외무부 장관 등은 인도네시아와 인도에 있는 현대자동차 현지 공장에도 방문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현대차그룹 자회사인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찾았다.

현대자동차 다음으로 많이 방문한 5대 그룹은 SK였다. 지난해 4번, 올해 3번 등 모두 7번으로 해마다 꾸준히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투자애로 규제개선 현장간담회 참석을 위해 지난해 6월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에 방문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열린 ‘스카이코비원’ 출하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창양 장관은 지난해 5월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방문했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초순수 국산화 과정 점검을 위해 SK실트론 구미공장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지난해에는 SK그룹에 발걸음을 하지 않다가 올해 직접 SK그룹 사업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2월 구미 SK실트론 공장에서 열린 1조2천억 원 규모의 투자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한화진 장관과 이창양 장관도 동행했다.

한화진 장관은 1월 SK에코플랜트 자회사 경인환경에너지, 5월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의 SK그룹 방문 7회 가운데 한 장관이 4회나 방문자 리스트에 올랐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에는 5번 방문해 SK보다 적었다. 지난해 2번, 올해 3번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만을 놓고 보면 2번으로 SK보다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일 뒤인 지난해 5월20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았다. 이 방문은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첫 산업현장 방문으로 이창양 장관과 이종호 장관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종호 장관은 한 달 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과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한 번 더 방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4월에도 삼성의 산업현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창양 장관과 함께 2023년 4월4일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열린 4조1천억 원 올레드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 외에도 추경호 부총리가 4월7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글로벌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해 정부가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5대 그룹 중 포스코, LG는 방문하지 않았다. 다만 포스코에는 취임 전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2월 광양제철소에 방문한 적이 있다.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이상 고위직 인사가 포스코에 방문한 것은 모두 4번이다. 

이창양 장관이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 현장 점검을 위해 포항제철소를 살펴봤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포스코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 소재 공동주택 신축공사 현장을 찾았다.

한덕수 총리는 올해 4월 지역투자 애로기업으로 광양제철소를 방문했고 박진 장관이 얼마전 멕시코 푸에블라주 산타아나 살미밀루코 시에 위치한 포스코 현지 공장에 발걸음을 했다.

취임 1년여 동안 LG그룹 방문은 가장 적은 3회에 그쳤다. 배터리와 바이오 사업 중요성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라는 관측도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 LG에너지솔루션 마곡 R&D(연구개발)캠퍼스에 방문해 관계자에게 배터리 소재 설명을 들었다. 

이창양 장관은 올해 1월3일 새해 첫 행보로 충북 청주 ‘오송 바이오 클러스터’에 위치한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오송공장을 찾아 바이오산업 동향 및 발전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창양 장관은 25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 방문해 “2차전지 분야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관련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키워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까지 재계 5대 그룹이었으나 올해 포스코에게 자리를 넘겨준 롯데 역시 윤 대통령 방문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가 지난해 11월 산업안전 모범사업장 독려를 위해 대전 롯데제과 공장을 찾은 것이 윤석열 정부 방문의 유일한 사례였다. 김홍준 기자